[불교판화]
인간적 면모 지닌 수도자 사실적 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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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학 / 2021 년 7 월 [통권 제99호] / / 작성일21-07-05 10:20 / 조회4,027회 / 댓글0건본문
불교판화 7 | 16나한도羅漢圖 일본 에도시대
판화는 ‘판을 활용하여 찍어낸 그림’이라고 정의하듯이, 인쇄와 그림의 복합성을 띄고 있다. 인쇄의 시작이 부처님 말씀을 전해주는 수단으로 목판에 불경을 새겨 종이에 찍어내면서 시작되었고, 판화도 부처님의 얼굴을 도장 형식으로 새겨 찍은 불인佛印에서 시작하였다. 범어와 불인이 결합된 다라니가 만들어졌으며, 불경의 내용을 그림으로 압축하여 책속에 삽화로 등장하면서 변상도도 제작되어 본격적인 판화의 발전을 가져 왔다.
예배의 대상이 되었던 불화가 목판화로 제작되면서 예술 판화로도 발전되었다. 처음 흑백으로 시작되었던 판화는 흑백의 테두리 선을 찍은 후에 채색을 붓으로 입히는 원시적인 채색판화를 거쳐 여러 장의 목판으로 인출하는 다색판화로 개발되어 불자들의 예배의 대상이 되었다. 이번 달부터는 다색으로 만들어진 불화판화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사진 2. 16나한도 부분. 가운데 석존, 왼쪽 아난 존자, 오른쪽 가섭 존자.
고판화박물관에는 지난달에 소개한 티베트 델게인경원의 16나한도를 비롯하여, 중국의 관휴의 16나한도, 일본의 채색 16나한도, 에도시대의 다양한 오백나한도, 2년 전 고판화박물관 ‘나한’ 판화 특별전을 통해 최초로 공개되어 많은 화제를 모은 고려불화 오백나한도를 에도시대에 실물 크기로 목판화로 탄생시킨 ‘오백나한도 목판화’등 다양한 판화 나한도가 소장되어 있다. 이 가운데 나한 관련 불화판화를 마무리하는 의미로 일본 에도시대에 제작된 16나한도 채색판화를 소개해 본다.
이 판화는 흑백의 테두리 선을 찍은 후에 붓으로 색깔을 입히는 다색판화이다. ‘나한羅漢’은 아라한Arahat를 줄인 말이며, ‘세상에 존경을 받을 만한 자격이 있는 수행자’의 의미를 갖고 있다. 나한은 10대 제자와 16나한, 18나한, 500나한, 1250나한 등이 있으며, 불보살과 달리 인간적인 면모를 지닌 수도자들로서 항상 친근한 믿음의 대상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화면의 중심에는 석가모니불과 좌우에 가섭과 아난존자가 시립하고 있으며, 소나무 아래에 앉아 원숭이로부터 꽃을 공양 받는 나한과 용과 함께 등장하는 나한, 탑을 들고 있는 나한 등 네 명의 나한이 그려져 있다.
그 아래쪽으로는 호랑이와 노니는 나한을 비롯하여 불자를 들고 있는 나한 등 세 분의 나한이 등장하고 있으며, 계곡을 건너 왼쪽으로 이동하면, 경상의 경전을 읽고, 사자와 함께 있는 나한과 폭포에 떨어지는 물을 주전자에 담는 나한 등 네 분의 나한이 등장하고 있으며, 바로 위쪽으로 금강저 등을 들고 있는 나한 네 분 등이 등장하여 16나한이 화면을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다. 16나한에 등장하는 나한의 존자명은 나라마다 틀려 어떤 특징만으로 특정하기 어려워 존자들의 이름을 표기하지 못했다. 나한 연구가 진행되어 나한의 이름을 특정特定하게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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