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과 손가락 사이]
후회
페이지 정보
최재목 / 2019 년 12 월 [통권 제80호] / / 작성일20-05-22 08:32 / 조회5,466회 / 댓글0건본문
최재목 시인』· 영남대 철학과 교수
꽃도 말씀이고 말씀도 꽃이라
가을, 오어사 산길 끝
가만가만 꽃 따라 나가 봅니다
거기, 고요 속으로
개울이 흐릅니다
다들 무슨 재미로 사는가 싶어
살짝 발을 담가봅니다
그저, 싸늘하기만 합디다
오싹해 하며,
터벅터벅 걸어온 길을 되돌아봅니다
참 많은 날,
예쁜 꽃 한 송이, 따뜻한 말씀만 두루
잘 찾아 다녔습니다
부끄럽게 단풍들며
가슴 속 서늘한 기운을 품고
왔던 길을
다시 돌아내려 갑니다
저작권자(©) 월간 고경.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많이 본 뉴스
-
팔순八旬에 다시 보이는 성철 큰스님 유필
아마도 우리 세대는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라고, ‘사람이 일흔 살까지 산다는 것은 예로부터 드문 일’이라는 말을 젊은 날부터 귀가 따갑게 들으며 살아왔고, 소납도 70살까지 살면 다행이다 하…
원택스님 /
-
인간은 울기 위해 태어났습니다
천년 고도 교토에는 수많은 정원이 있습니다. 대부분은 료안지龍安寺나 다이토쿠지大德寺처럼 사찰의 방장 정원이거나, 가쓰라리큐桂離宮, 슈가쿠인리큐修學院離宮처럼 황실 정원입니다. 정원에 가더라도 거기 있…
서종택 /
-
말법시대 불명참회와 53불신앙
지난 호에서 살펴본 윈강 11굴 태화 7년(483) 명문과 석경산 뇌음동의 참회의식은 당시 수행자가 말법시대를 대비했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북위 효문제(재위 471∼499) 때 조성된 윈강 11굴…
고혜련 /
-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
연꽃은 불교를 선명하게 상징하는 대표적인 꽃이다. 진흙탕 안에서도 고아한 모습으로 그 자태를 은근히 드러내지만 그것을 자랑으로 삼지 아니한다. 연은 잎에서부터 뿌리며 씨앗까지 인간 삶에 어느 하나 …
김세리 /
-
대사를 밝히지 못함이 가장 커다란 괴로움
중국선 이야기 40 | 조동종의 선사상 ⑥ 동산양개洞山良价의 법을 계승하여 조산본적曹山本寂은 조동종의 종지宗旨, 종풍宗風을 더욱 활발하게 펼쳤다. 그의 사상은 후대에 편집된 어록…
김진무 /
※ 로그인 하시면 추천과 댓글에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