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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묵향을 더듬다]
무(無)와 에너지 보존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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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섭  /  2017 년 5 월 [통권 제49호]  /     /  작성일20-05-22 08:32  /   조회5,000회  /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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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질량불멸(質量不滅)

 

불란서 대혁명시 반역죄로 처형된 라보아제(주1)는 연소연구(燃燒硏究)의 결과 다음의 4종 사실을 명백히 하였다.

 

1. 연소에 있어서는 항상 열과 광(光)을 방출(放出)한다.
2. 연소는 산소 속에서만 발생한다.
3. 산소는 연소에 의하여 소비되고 연소된 물질의 중량의 증가는 산소 무게의 감소와 갓다.
4. 연소에 의하여 가연물(可燃物)은 산(酸)으로 변하고 금속은 가소(煆燒)(주2)된다.

 



 

 

그리하여 물질의 연소(주3)는 열소(熱素)의 방출이 안이고 공기 [10b] 중의 산소와의 화합(化合)이며 연소로 인하여 물질은 오히려 질량이 증가됨을 보이며 일반으로 가열함으로써 화학변화가 발생할 때도 변화 전후의 질량은 불변(연소할 때는 산소를 포함하여)함으로 확인하였다.

 

이 실험 사실을 기초로 하여 연구를 거듭한 결과 질량불멸법칙(質量不滅法則)(주4)을 제창(1772)하였다. 즉 여하한 화학반응에 있어서도 반응에 의하여 반응하는 물질이 소멸되고 신물질이 생성될 때 그 반응에 관계된 전(全)물질의 질량의 총합은 항상 불변하다. 환언하면 반응 전의 물질의 전질량과 반응 후의 물질의 전질량은 항상 동일하다는 것이다.

 



 

 

이 이론은 불가분의 원자 또는 원소를 기초로 한 이론이었[11a]다. 그러나 19세기 말엽에 이르러 방사성 원소가 발견되어 수종(數種)의 방사선을 내여 스스로 파괴되는 원소의 존재(주5)가 명확케 됨에 이 이론은 의심하게 되었다.

 

그 후 방사성 원소의 자연붕괴뿐 안이라 인공적으로 원자를 파괴하여 타(他) 원자로 변환하는 실험이 성공되여 여사(如斯)(주6) 원자변환이 진행될 때 그에 수반되는 원자의 질량의 증감이 인정되여 이 이론은 폐기 지경에 이르렀다.

 

라. 역학(力學) 에너지 불멸

 

질량불멸론(質量不滅論)과 병립하여 자연과학 상(上)의 2대 기본법칙을 구성하고 있는 것은 에너지불멸(보존)설이다. 이 에너지 불멸 법칙도 그 이론의 완성까지는 허다한 파란곡직(波瀾曲直)을 경과하였다. 에너지 보존에 관해서 최초[11b]로 밝혀진 것은 역학적 에너지의 보존 즉 불멸이다. 이 역학적 에너지의 보존에 대하여 그 이론이 성립되기는 오래 전부터이였다. 즉 물체의 위치와 속도는 물체의 운동에 따라 시시각각히 변화하지만은 운동에너지와 위치에너지의 합계는 불변하다는 것이다. 환언하면 보존력장(保存力場)(주7)에 있어서 보존력(保存力) 작용 하(下)에 질점(質點)(주8)이 시시각각히 운동하여 위치에너지와 운동에너지를 서로 변화하나 그의 총화(總和)(주9)에는 증감이 없다. 즉 위치에너지가 소멸되면 그 양만큼 운동에너지가 생성되며, 운동에너지가 소멸되면 그 양만큼 위치에너지가 생성되여 역학적 에너지의 총량은 불생불멸이다. 그리하여 역학적 에너지량을 조금이라도 무(無)에 환원(還元)식힐 수 없을 뿐[12a]만 안이라 여분(餘分)히(주10) 생성할 수도 없다. 이것이 학계에 공인된 역학적 에너지의 보존법칙이다.

 

주) 

(주1) 앙투안 로랑 드 라부아지에(Antoine-Laurent de Lavoisier, 1743~1794). 프랑스의 화학자. 라부아지에는 파리의 유복한 가문에서 태어났다. 자기 집안에 훌륭한 화학 실험실을 만들어 놓고 연구에 몰두하여 처음으로 물질이 없어지거나 생기지 않고 보존된다는 ‘질량 불변의 법칙’을 발표, 25세에 이미 아카데미 회원이 되었다. 또 1778년 산소라는 이름을 명명하였고, 사람의 체온과 연소와의 관계를 설명하였으며, 물의 밀도를 측정하는 등 많은 업적을 남겼고 화학용어 개정에도 힘썼다. 왕실의 세금 관리인으로 있었다는 죄명으로 프랑스혁명 때 사형을 당하였다. 근대 화학의 아버지라 불린다.

 

(주2) 원래 글자대로 읽으면 ‘하소’이지만 화학에서는 ‘가소’로 읽는다. 물질이 공기 중에서 강한 열을 받아 휘발성 성분은 날아가고 재만 남는다는 말인데 금속이 탈 때 재를 남기는 것을 가리킨다. 특히 화학에서는 물질에 열을 가하여 휘발성 성분을 없애는 일을 가리킨다. 예를 들면 석회석, 탄산마그네슘 따위에 열을 가하여 생석회, 산화마그네슘 따위를 만드는 것을 이른다.

 

(주3) 18세기 초 독일의 화학자 슈탈(Georg Ernst Stahl, 1660~1734)은 연소현상을 설명하기 위하여 ‘플로지스톤(phlogiston)’설을 주장하였다. 그는 연소가 일어날 수 있는 모든 물질은 플로지스톤을 가지고 있고, 연소란 그 물질이 자신의 플로지스톤을 잃고 더욱 간단한 형태로 변하는 현상이라고 설명하였다. 공기는 다만 플로지스톤을 운반하는 역할만 하는 것으로 생각하였다. 예를 들어, 나무의 연소는 공기에 의해 나무의 플로지스톤이 날아가고 재로 변하는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또 금속은 금속회와 플로지스톤의 화합물이고, 금속을 가열하면 플로지스톤이 공기에 의해 제거되고 금속회로 변한다고 설명하였다. 그런데 나무가 탈 때 무게가 줄어드는 것은 플로지스톤을 잃어버린 결과라고 그런 대로 설명할 수 있었으나, 금속의 산화는 플로지스톤설로 설명이 불가능했다. 왜냐하면, 금속이 산화될 때는 실제로 무게가 증가하므로 플로지스톤을 잃어버린다는 이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었던 것이다. 거의 1세기를 풍미하던 플로지스톤설을 타파한 것이 라부아지에이다. 라부아지에는 연소에 대한 많은 실험을 통하여 금속은 원소이고, 금속의 산화는 금속이 공기 중의 산소와 결합하는 현상임을 밝혀냈다. 연소란 어떤 물질이 산소와 화합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하고, 산소는 물질이 타는 것을 돕는 역할을 하는 것을 밝혀냈다. 이것이 오늘날까지 연소에 대한 올바른 이론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주4) 정식 명칭은 ‘질량 보존의 법칙(law of conservation of mass)’이다. ‘질량 불변의 법칙’이라고도 한다. 화학반응의 전후에서 반응 물질의 전체 질량과 생성물질의 전체 질량은 같다는 법칙이다. 성철스님은 1772년으로 적으셨으나 공식적으로 발표된 것은 1774년이다. 란돌트(Hans Heinrich Landolt, 1831~1910)와 외트뵈시(Eötvös Lóránt, 1848~1919)에 의해 실험적으로 검토(란돌트는 1908년에, 외트뵈시는 1909년에)되어, 실험 오차의 범위 내에서 충분히 성립된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다만,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의하면, 반응열의 출입에 따르는 반응계의 에너지 증감에 의해서 극히 미소하지만 반응계의 질량은 변화를 받으므로, 엄밀히 말하자면 이 법칙은 성립하지 않는다. 그러나 방대한 반응 에너지의 출입을 수반하는 원자핵반응 등과는 달리, 보통의 화학반응에서는 계(系) 전체의 질량에 비해서 그 영향이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작으므로 이 법칙은 성립되는 것으로 생각해도 무방하다. 화학에서는 정량분석(定量分析)의 기본이 되는 중요한 법칙이다.

 

(주5) 이처럼 불안정한 원소의 원자핵이 스스로 붕괴하면서 내부로부터 방사선을 방출하는 현상을 방사능(放射能, radioactivity)이라 하고 이러한 성질을 가진 원자핵을 방사성 핵종(核種)이라 하며, 방사성 핵종을 함유하는 물질을 방사성 물질이라고 한다. 자연계에는 우라늄, 라듐을 비롯하여 원자번호가 비교적 큰 약 40종에 이르는 원소의 원자핵이 이에 속하며, 원자핵 반응에 의해서 인공적으로 방사능을 띠게 한 것에는 원자번호 1인 수소에서 104번 원소인 쿠르차트븀(Kurchatvium)에 이르는 약 1,000종의 방사성 핵종이 존재한다.

 

(주6) “이러한”

(주7) 어떤 위치를 출발하여 임의의 경로를 거쳐 다시 처음의 위치로 되돌아 올 때까지 물체에 가해 준 일이 0이면 그 힘은 보존력이고, 그렇지 않은 경우의 힘은 비보존력이다. 또, 물체가 두 점 사이를 이동할 때 물체에 가해진 힘이 해 준 일의 운동경로에 관계없이 같으면 그 힘은 보존력이고, 그렇지 않은 경우의 힘은 비보존력이다. 보존력에는 중력・탄성력・만유인력 · 전기력・복원력 등이 있고, 비보존력에는 마찰력・저항력 등이 있다. 어떤 물리량이 공간 내의 위치에 따라 결정될 때 그 공간을 그 물리량의 장(場, field)이라 한다. 보존력장은 중력・복원력・정전기력 등의 역장에서 어떤 물체를 어느 거리만큼 옮길 때에 그 장의 힘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일이 시작하는 점과 끝나는 점에만 작용하고, 옮겨지는 과정의 경로에는 관계하지 않은 때의 역장을 말한다.

 

(주8) 물체의 크기를 무시하고 질량이 모여 있다고 보는 점. 이 점으로 물체의 위치나 운동을 표시할 수 있으며, 역학 원리 및 모든 법칙의 기초가 된다. 

(주9) “총계(總計)”나 “총합(總合)”과 같은 말.
(주10) 정확한 의미는 파악되지 않으나 “여분이 생기도록”, “추가로” 정도의 의미로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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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섭
동국대학교 불교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영상미디어의 불교 주제구현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성철선사상연구원 연구원과 금강대학교 인문한국연구센터 교수를 지냈다. 현재는 동국대학교 외래강사. 대중문화를 통해 불교를 전하는 일에 관심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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