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예술]
피안에 닿고자 노력하는 모습 새기려 …
페이지 정보
송현수 / 2021 년 7 월 [통권 제99호] / / 작성일21-07-05 10:00 / 조회4,353회 / 댓글0건본문
각자반야刻字般若 5 / 波羅蜜多바라밀다
바라밀다波羅密多는 산스크리트어pāramitā를 소리 나는 대로 옮긴 것[音譯]입니다. 뜻으로 옮기면 ‘도피안到彼岸’이 되는데 ‘도’는 ‘도달하다’, ‘피안’은 ‘번뇌를 여읜 저쪽 언덕’이란 의미입니다. 이 단어에는 완성完成, 완전한 등의 의미도 있습니다. ‘보시 바라밀’이라고 하면 절대적이고 완전한 보시라는 뜻입니다.
이런 수행을 통해 수행자는 절대적이고 완전한 깨달음에 도달합니다. 보시, 지계, 인욕, 정진, 선정, 지혜를 육바라밀이라 하는데 ‘자신과 다른 사람을 이롭게 하고자 하는[自利利他]’ 보살이 반드시 닦아야 될 여섯 가지 수행 준칙입니다.
인면印面을 살펴보면 바라밀다波羅蜜多 넉자를 갑골甲骨자와 와당瓦當자를 적절히 혼용해 해학적 요소와 엄정함이 함께 나타나도록 표현해 보았습니다. 바波자는 개개인의 인생사의 굴곡屈谷이 세상사에 미치어 일어나는 진동振動과 되돌아오는 파장波長을 물결치듯 표현하고, 라羅자는 그물 속에 빠져들어 헤치고 나올 수 없는 새의 형상으로 ‘지금 내’가 처한 현실을 묘사하고자 했습니다. 밀蜜자는 거적을 덮어쓰고 마음에 오로지 한 생각을 품은 수행자가 마음에서 일어나는 모든 진동과 파장을 벗어 버리고 피안彼岸에 이르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마침내 이 언덕에서 저 언덕으로 도착했음을 전각篆刻을 통해 이야기 하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모습[形]과 정신[神]을 다 갖추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저작권자(©) 월간 고경.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많이 본 뉴스
-
‘옛거울古鏡’, 본래면목 그대로
유난히 더웠던 여름도 지나가고 불면석佛面石 옆 단풍나무 잎새도 어느새 불그스레 물이 들어가는 계절입니다. 선선해진 바람을 맞으며 포행을 마치고 들어오니 책상 위에 2024년 10월호 『고경』(통권 …
원택스님 /
-
구름은 하늘에 있고 물은 물병 속에 있다네
어렸을 때는 밤에 화장실 가는 것이 무서웠습니다. 그 시절에 화장실은 집 안에서 가장 구석진 곳에 있었거든요. 무덤 옆으로 지나갈 때는 대낮이라도 무서웠습니다. 산속에 있는 무덤 옆으로야 좀체 지나…
서종택 /
-
한마음이 나지 않으면 만법에 허물없다
둘은 하나로 말미암아 있음이니 하나마저도 지키지 말라.二由一有 一亦莫守 흔히들 둘은 버리고 하나를 취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생각하기 쉽지만, 두 가지 변견은 하나 때문에 나며 둘은 하나를 전…
성철스님 /
-
구루 린뽀체를 따라서 삼예사원으로
공땅라모를 넘어 설역고원雪域高原 강짼으로 현재 네팔과 티베트 땅을 가르는 고개 중에 ‘공땅라모(Gongtang Lamo, 孔唐拉姆)’라는 아주 높은 고개가 있다. ‘공땅’은 지명이니 ‘공땅…
김규현 /
-
법등을 활용하여 자등을 밝힌다
1. 『대승기신론』의 네 가지 믿음 [질문]스님, 제가 얼마 전 어느 스님의 법문을 녹취한 글을 읽다가 궁금한 점이 생겨 이렇게 여쭙니다. 그 스님께서 법문하신 내용 중에 일심一心, 이문二…
일행스님 /
※ 로그인 하시면 추천과 댓글에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