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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건강 기공]
사자, 하늘을 받들다(獅子托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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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희수  /  2020 년 8 월 [통권 제88호]  /     /  작성일20-08-28 13:46  /   조회8,490회  /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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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동작은 불가기공 10가지 연속동작 중 마지막인 사자보獅子步이다. 사자산 법흥사를 찾아 불가기공 수련도 하고, 사자보를 촬영하였다.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 하나인 사자산 법흥사를 찾아가는 길에 자연스레 사자를 연상했고, 우리나라 석조물 가운데 ‘사자獅子’로 유명한 법주사 쌍사자석등(국보 제5호)과 화엄사의 사四사자삼층석탑(국보 제35호)이 떠오른다. 

 

부처님을 백수의 왕인 사자에 비유하여 부처님 설법을 사자후獅子吼, 부처님의 앉는 자리를 사자좌獅子座라 한다. 부처님의 진리의 빛을 밝히는 뜻으로 쌍사자 석등을 조성한 것이다. 

 

  법흥사 가는 길에 국립공원 월악산에 자리한 사자빈신사지獅子頻迅寺址에 들렸다. 제천 사자빈신사지獅子頻迅寺址 사사자구층석탑四獅子九層石塔(보물 제94호), 고려 현종 13년(1022년)에 부처님의 힘을 빌려 거란을 물리치려는 소망을 담아 9층탑을 세웠다는 이 탑은 성왕(현종)의 장수를 기원하는 ‘성왕항거만세聖王恒居萬歲’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석탑의 네 마리 사자가 탑신을 받치고 그 가운데에 있는 좌상은 지권인智拳印을 하고 머리에 두건을 쓰고 있어 비로자나 부처님인지 아니면 화엄사 사사자삼층석탑의 연기조사처럼 제천諸天이 수호하는 인왕人王으로 묘사된 현종인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빈신사지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발길을 돌려 법흥사 가는 길 10km 전 도로 옆에서 200여 미터 떨어진 곳에 요선정(강원도 문화재자료 제41호)이 있는데 이곳 또한 지나칠 수 없어 잠시 들렸다. 본래 이 자리는 철감 국사와 징효 대사가 작은 암자를 짓고 법을 펼치던 자리로 지금도 복주머니처럼 생긴 바위에 양각된 영월 무릉리 마애여래좌상(강원도 유형문화재 제74호, 사진 1)과 작은 석탑이 있다. 주위의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절벽 아래로는 요선암 돌개구멍(천연기념물 제543호)과 주천酒泉이 흐르고 있다.

 

  사자산 법흥사라는 이름에 걸맞게 일주문부터 시선을 끈다. 한때는 2천여 명의 스님들의 수행 터임을 말해주듯 사찰이 넓게 자리하고 있다. 중앙의 원음루圓音樓를 지나자 사자 입에서 물줄기가 세차게 나오는 수조가 있어, 절을 찾는 이들이 먼저 감로수를 맛볼 수 있게 안배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수조 뒤로 징효대사탑비澄曉大師塔碑(보물 제612호)와 징효국사 부도澄曉國師浮屠(강원도 유형문화재 제72)가 있다. 적멸보궁 오르는 길 좌우의 금강송이 감탄을 자아낸다.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는 법흥사 적멸보궁 앞으로는, 아홉 봉우리에 불교의 윤회설이 담겨 있는 구봉대산이 있고, 뒤로는 연화봉이 병풍처럼 두르고 있다. 적멸보궁 앞마당 한쪽에 용천수涌泉水가 솟아오르고 있다. 물은 생명의 근원이다. 지기地氣는 물이 있어 생기를 찾아 명당이 되는 것이기에 법흥사는 스님들의 천하명당 수행 사찰 터이다. 그곳 한쪽에 불가기공의 열 번째 연속동작인 사자보(獅子步, 사자 자세)를 촬영했다. 

 


  그림 1-6 사자보의 공법이다.   

 

1. 우취보합장右鷲步合掌(왼발 뒤꿈치를 올린 자세)을 한다.

2. 음양지균陰陽之均으로 좌장左掌의 수첨手尖은 지기地氣를 촉지하듯이 아래로 움직여 하단전에서 멈추고, 우장右掌의 수첨手尖은 천기天氣를 촉지하듯이 위로 움직여 이마 앞에서 멈춘다.

3. 왼발을 들어 왼손은 아래에서 위로 오른손은 위에서 아래로 크게 획호劃弧를 한다.

4. 왼손은 머리 위에서 멈추고, 오른손은 왼쪽 상복부에서 멈춘다. 동시에 왼발은 오른쪽 무릎 앞쪽으로 가게 한다.

5. 좌사자보左獅子步(왼손을 아래로 내려 가슴에서 멈추어 반장半掌(한손으로 합장)을 하고, 오른손은 위로 올려 하늘을 향하여 탁장托掌을 하고 다리는 왼발을 구부려 오른 무릎 위에 올리고 오른다리로 앉은 자세)를 한다.

6. 좌취보합장(左鷲步合掌: 오른발 뒤꿈치를 올린 자세)을 한다.

* 바꿔서 전과 같은 동작을 한다.

 

  위의 불가기공 자세는 사자가 위엄 있는 당당한 모습으로 한 다리를 올려 앉아 있는 자세이다. 한손으로는 반장半掌을 하고 한손으로는 부모님의 은혜를 하늘과 같이 받치는 의미도 담았다. 또 미륵반가사유상을 하고 사자빈신삼매의 마음으로 사자와 같이 용맹스럽게 사자후로 중생 구제하는 존귀한 모습으로 담았다.   

 

정신이 변하면 기혈氣血도 변한다

 

  『황제내경·소문』 「거통론」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모든 병이 기氣에서 생기니 ‘성을 내면[怒]’ 기가 위로 향하고, ‘즐거워하면[喜]’ 기가 완만해지고[氣緩]하고, ‘슬퍼하면[悲]’ 기가 소멸되고[氣消], ‘두려하면[恐]’ 기가 아래로 흐르고 … ‘놀라면[驚]’ 기가 혼란해지고… ‘생각하면[思]’ 기가 결집되는[氣結] 등 아홉 가지 기[九氣]가 같지 않다.” 『黃帝內經· 素問』 「擧痛論」: “百病生於氣也. 怒則氣上; 喜則氣緩; 悲則氣消; 恐則氣下; 寒則氣收; 炅則氣泄; 驚則氣亂; 勞則氣耗; 思則氣結, 九氣不同.”

 

 

  오늘날 현대의학에서도 깊이 받아들일 만한 내용이다. 개개인의 특성과 기혈의 변화에 따라 질병의 치료 방법도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사람의 품성과 기氣의 관계를 말한 것이기도 하다. 품성의 변화로 기氣의 운행運行에 변화가 발생하고, 그로 인해 질병疾病이 발생하기에 품성을 변화시키면 치유가 가능한 것이다. 모든 것은 변한다. 타고난 천성 또한 꾸준히 노력하면 고칠 수 있다.

 

  한편 주변 환경에 따라 질병이 발생할 수도 있다. 공기도 나쁘고 수질도 좋지 않은 곳에서 섭생도 잘못 하고, 운동도 하지 않으면서 마음보까지 잘못 쓰면 질병에 취약해지고 수명이 짧아지기 마련이다. 주변 환경을 변화시킬 수 없다면 기공과 마음 수행에 힘써야 한다. 물론 기공 또한 체질에 맞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몸에 맞지 않는 기공 동작을 취하면 오히려 몸을 상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드시 전문가의 지도를 받아 평소 본인에게 적절한 기공 동작을 습득하여 꾸준히 실천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을 닦고 잘 쓰면서 부처님 말씀대로 기품氣品있게 살아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불가기공을 수행하면 그야말로 날마다 좋은날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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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희수

원광대 대학원에서 「단전 수련丹田修練과 정기신精氣神에 관한 연구」로 한 의학박사학위(2009)를 취득했다. 84년 격투기 한국무술 최강자, 85년 대한 킥복싱 챔피언, 2006년 일본 공수도 공심회 60 주년 기념대회 한국대표 감독, 2008년 국기원 특별위원회 태권도남북교류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대전광역시 카라테 연맹 회장을 맡고 있으며, 펴낸 책으로는 『활력기공』(예광출판사, 2010)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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