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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판화]
영원한 자유와 행복의 세계, 극락장엄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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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학  /  2022 년 5 월 [통권 제109호]  /     /  작성일22-05-04 10:54  /   조회4,529회  /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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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판화 14 | ‘관경 만다라’ 이야기⑦

 

불완전하고 유한한 사바세계가 아닌 영원한 자유와 안락이 보장된 서방정토 극락極樂은 불자라면 누구나 태어나기를 바라는 이상적인 세계로, 이를 형상화한 극락장엄도極樂莊嚴圖는 어떤 그림보다도 화려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지니고 있다(사진 1).  

 

사진 1. 관경만다라의 중앙 부분 극락장엄도. 고판화박물관소장, 일본 모모야마 시대(1573〜1614). 

 

7세기 정토신앙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한 중국 선도의 전기에는 선도가 교화를 위해 ‘정토변상淨土變相’을 수백 점 그렸다는 내용이 자주 등장한다. 또한 『왕생서방정토서응책전往生西方淨土瑞應冊傳』에는 선도가 서방정토 신앙을 알게 된 계기도 서방정토 극락세계를 그린 ‘서방변상西方變相’이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선도는 『관경법문』 에서 “만일 어떤 이가 『관무량수경』 등에 의거하여 정토장엄淨土莊嚴의 변상變相을 그리고, 밤낮으로 보배로 만들어진 땅을 관상觀想하는 자는 현생 80억 겁 생사의 죄가 제거될 것이다. 또한 경전에 의거하여 변상變相을 그리고, 보배 나무, 보배 연못, 보배 누각 장엄을 관상하는 자는 현생에서 무량억 아승기겁 생사의 죄가 제거될 것이다.”이라고 관경만다라의 공덕을 이야기하고 있다.

불완전한 중생들이 영원한 자유와 안락이 있는 이상적인 세계인 정토를 그린 그림이 선도의 영향으로 중국 돈황석굴에 아름다운 벽화로 남아 있으며, 초당初唐 시기의 ‘정토변 형식의 관경변상’에서 성당盛唐 시기의 외연부가 있는 전형적인 ‘관경변상’으로 발전하고, 이것이 일본으로 건너가 전형적인 일본 관경만다라인 ‘당마만다라當麻曼陀羅’에 이르게 되었다.

 

일본의 정토종의 발전과 당마만다라

 

‘당마만다라’는 일본 나라奈良의 다이마데라當麻寺에 전하는 ‘당마만다라’와 가마쿠라시대(鎌倉, 1180~1333) 이래 제작된 여러 모사본模寫本을 총칭하는 것으로, 서방정토의 장면을 가운데 배치하고 그 외연부에 『관무량수경』의 서분序分과 16관의 내용을 표현한 그림으로 선도의 『관무량수경의소觀無量壽經義疏』에 따른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사진 2. 극락장엄도 중앙 팔중 초중初重 일관日觀. 

 

일본에서 유독 관경만다라인 ‘당마만다라’가 발전하게 된 것은 정토종의 발전과 관계가 깊으며, 일본의 정토종을 창건한 법연法然(1133~1212)의 제자인 서산西山 증공證空(1177~1247)의 영향이 크다. 증공은 몇 백 년 동안 잊혀 있던 이 그림을 ‘재발견’하고, 이를 ‘관경만다라觀經曼多羅’라고 칭하면서 법연이 설한 정토교의 가르침을 그대로 담고 있는 그림임을 널리 알렸으며, 그림과 목판화로 제작하여 중국에도 영향을 미쳤다.

 

관경만다라의 용도와 구성

 

부처님의 가르침을 형상화한 탱화는 예배용, 장엄용. 교화용으로 만들어졌으며, 한국에서는 장엄용, 예배용으로 법당에 주로 사용되었으나, 일본에서는 관경만다라를 목판화로도 제작하여 교화용으로 인기가 많았다. 선도가 정토를 그린 그림으로 깨우침을 얻었듯이 일본에서는 그림으로 교리를 설명하는 에토키etoki로 당마만다라가 목판화로 제작되어 널리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사진 3. 극락장엄도 중앙 팔중 초중 일관 중 중앙 무악회. 

 

관경만다라의 중앙 부분인 극락장엄도를 일본의 서산파西山派에서는 현의분玄義分이라 하여 중앙 팔중으로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다. 중앙 팔중은 초중부터 팔중으로 나누어지며, 중앙초중中央初重은 일관日觀(사진 2)이라하며, 극락장엄도의 가장 밑부분에서 시작된다. 초중위로 2중은 수관水觀, 3중은 지관地觀, 4중은 수관樹觀, 5중은 지관池觀, 6중은 누관楼觀, 7중은 좌관座觀, 8중은 상관像觀으로 나누고 있다.

 

 

사진 4. 극락장엄도 중앙 팔중 초중 일관 중 중앙 무악회 중 가무보살歌舞菩薩. 

 

초중 일관은 중앙과 좌우로 삼분되어 있으며, 중앙은 무악회舞樂繪(사진 3)로 가운데 위쪽에는 춤추는 보살 2위(사진 4)와 좌우에 악기를 연주하는 8명의 보살, 8명의 옷을 입지 않고 악기를 들고 춤을 추는 사람들이 그려져 있다. 이 부분은 정토에서 오래 산 사람들과 새로 태어나 아직 옷을 입지 않은 사람들이 부처님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즐겁게 무악舞樂(dance stage)을 실연하고 있는 것을 표현하고 있다.

좌우측의 무대에는 정토에 처음 태어난 이들이 아미타불을 처음으로 뵙고 귀의 례를 올리는 모습을 그림으로 표현한 견불회見佛繪 부분으로 부자상영父子相迎이라고도 한다.  

 

사진 5. 극락장엄도 초중 일관 견불회 우대 불보살. 

 

무대의 좌우 대칭자리에 아미타불이 서서 왕생인往生人을 접하고 있다. 그림의 우측에는 1불 11보살과 아래쪽에 두 사람의 모습이 표현되어 있으며, 이는 새로 극락에 왕생한 사람을 표현한것이며, 극락의 장엄함을 나타내기 위해 봉황과 피어 있는 다섯 송이 연꽃이 그려져 있다(사진 5). 그림의 좌측에는 1불 12보살과 하단에는 아난과 위제희 보살이 작은 두 사람으로 표현되고 있으며, 우대와 마찬가지로 극락을 장엄하기 위해 봉황과 연꽃이 그려져 있다(사진 6). 

 

사진 6. 극락장엄도 초중 일관 견불회 좌대左臺 불보살佛菩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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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학
동국대학교 불교미술학과를 졸업하고 낙산사에서 출가, 국방부 법당 주지 등 15년 간 군법사로 활동한 후 1998년 치악산 명주사를 창건했다. 한양대 대학원에서 박물관교육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명주사 주지, 한국고판화학회, 한국박물관교육학회 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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