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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탁소리]
제37대 총무원장 단일후보 추대에 붙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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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택스님  /  2022 년 9 월 [통권 제113호]  /     /  작성일22-09-05 11:53  /   조회4,051회  /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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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말을 전후하여 불교언론을 통해 “37대 총무원장 선출은 단일후보로 추대되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으고, 다음 주에 불교광장을 중심으로 구성된 후보추대위원회가 차기 총무원장 후보를 대중에게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뉴스를 접하고 두 눈을 휘둥그레 떴습니다. 뒤이어 8월 3일을 전후하여 교계언론들에서 후보군에 대한 내용과 향후 전망들에 대한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제37대 총무원장 합의추대 환영

 

서의현 총무원장 삼선 저지 운동을 계기로 1994년 개혁종단이 이루어지고 총무원, 교육원, 포교원이라는 삼원체제가 출범하였습니다. 동시에 총무원장 간선제와 본사제도가 확립되고, 주지 직선제 선출과 종회의원 선거라는 새로운 제도도 함께 도입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종단운영에 선거제도가 도입되면서 문중 중심의 원로 큰스님들이 종단과 본사를 운영해 오던 모습이 일변하게 되었습니다.

사회에서 행해지는 민주적 선거제도의 도입은 대중의 의사를 폭넓게 반영한다는 장점도 있겠지만 여러 가지 문제점도 함께 초래하였습니다. 그래서 소납은 이와 같은 선거제도는 사찰의 수도화修道化보다 사찰의 정치화政治化를 부르고, 모든 승가의 퇴폐화를 초래했다는 취지의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당시 소납은 종단의 지도자는 “전 대중의 선거에 의한 투표가 아니라 율장에 명시된 ‘장로회의’ 정신으로 돌아가야 하며, ‘장로회의’를 설립하여 각 소임을 선출하고 모든 선거제도는 파기해야 조계종 중흥의 터를 닦을 수 있다고 본다.”는 글을 썼다가 중앙종단과 대중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았던 기억이 선합니다. 

 

사진 1. 제37대 총무원장 단일 후보로 등록한 교육원장 진우스님. 사진 불교신문. 

 

그랬는데 뜻밖에도 ‘총무원장 단독 추대론’이 불교언론의 전면을 장식하는 것을 목도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세월과 너무나 다르게 변화하는 종단정치 상황을 보고 얼떨떨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런 선택이 반드시 원만한 결실을 맺었으면 하는 간절한 기대감으로 온 마음을 기울이게 되었습니다. 고맙고 기쁜 마음에 교계 신문을 살펴보았습니다. “현재 단일 후보 추대 움직임은 자승스님이 94년 종단개혁 이후 처음으로 연임을 확정 지으며 구축한 불교광장 체제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도가 후보 검증과 참정권 제약이라는 우려를 뚫고 94년 체제의 한계를 극복하는 성과로 이어질지에 교계 안팎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는 기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불교신문에 아는 기자에게 “불교광장은 종단에서 어떤 단체냐?”고 질문했습니다. 기자는 “불교광장은 조계종 종회의 종책모임으로 화엄회, 법화회, 무량회, 금강회 소속 종회의원 스님들이 참여하고 있는 단체입니다.”라는 짧은 회신을 주었습니다.

 

조계종 24개 교구본사주지협의회를 이끄는 회장인 화엄사 주지 덕문스님은 지난 8월 4일 다음과 같은 공동입장문을 밝힌 바 있습니다. 즉, “제37대 총무원장 선출은 후보자의 난립으로 인한 분열과 비방이 아닌 수행과 포교가 검증된 단일후보로 추대되기를 간곡히 희망한다. … 국민 모두가 고통 받고 있는 어려운 시국에 국민들에게 희망과 기대를 안겨주고 종단 화합과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우리의 염원을 피력한다. … 수행과 교화를 본분 삼아 사회와 국민을 향해 정진해야 하는 우리는 4년마다 되풀이하는 선거의 폐단을 반복 않기를 바란다. … 이번 총무원장 선거가 현재를 밝히고 미래를 열어가는 축원의 법석이 되어 불교계는 물론 국민과 사회에 희망이 전해지기를 기원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리고 8월 9일 10시 10분께 조계종 중앙종회 총잭모임인 화엄회, 무량회, 법화회, 금강회와 비구니 종회위원 스님들은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불교조계종 제37대 총무원장에 교육원장을 역임한 진우스님을 지지한다.”고 선언했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불교광장 사무총장이자 화엄회 회장인 호산스님, 무량회 회장 진화스님, 법화회 회장 성행스님, 금강회 회장 보인스님, 비구니 중앙종회의원 상덕스님과 종회의원 52명이 참석해 지지선언에 힘을 실었습니다.”는 기사내용입니다.

 

이처럼 조계종 교구본사 주지협의회가 8월 3일 발표한 성명과 조계종 중앙종회의 불교광장과 비구니회의 스님들이 일치단결하여 제37대 총무원장에 대한 단일후보 지지성명은 제37대 총무원장의 무투표 당선을 가능케 하는 데 확실하게 힘을 결집시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37대 조계종 총무원장에 대한 단일후보 추대가 속도감 있게 진행됨에 따라 그간 단일화 소식을 전한 교계 신문을 다시 열람하다가 한 대목에서 무릎을 쳤습니다. 지난 7월 하순 무렵에 “서울 모처에서 자승, 종상, 법등, 장윤, 돈명, 성월스님 등 중진스님과 교구본사 주지협의회 회장단 및 중앙종회의장단 및 중앙종회 불교광장 종책모임 회장단 등이 모여 차기 총무원장 선거와 관련한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는 기사를 읽게 되었습니다.

 

현재의 권력인 본사주지협의회와 중앙종회의 불교광장 스님들뿐만이 아니라 각 문중의 대표로서 지금까지 조계종 권력구조 형성에 힘써왔던 중진 스님들까지 조계종 제37대 총무원장 단독추대 모임에 참석하였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는 후배들의 뜻을 지지하고 불필요한 소요를 사전에 조절하는데 있어서 그분들의 의지와 노력이 컸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이런 결정을 하게 된 불교계의 상황을 돌아보게 됩니다. 소납은 늦깎이로서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조계종에서 살아오면서 팔순을 바라보는 고개로 접어들었습니다. 이미 우리 세대가 모셨던 어른 큰스님들께서는 모두들 열반에 드셔서 서방극락정토세계로 가셨습니다. “우리 스님을 잘 모셔야겠다.”는 의욕도 이제 중진 스님들의 마음에서 희미해질만큼 세월이 많이 흘렀고, 각자 산중에서 나름대로 역할을 하고 계시지만 종단의 권력투쟁이 얼마나 허무한가를 절감하고 계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 이유로 오늘 후배들의 이런 통 큰 결단에 쌍수를 들어 환영하셨을 것이라고 추측합니다. 그런 마음이 모아졌기에 그렇게 어렵고 어려웠던 총무원장 단독추대라는 열매를 맺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평화로운 종권교체를 가능하게 한 중진 큰스님들의 깊은 결단에 거듭 감사를 드리는 바입니다.

 

원행 총무원장님의 노고에 감사

 

현 총무원장 원행스님이 제36대 총무원장으로 취임하면서 백만원력결집불사를 서원하셨습니다. 당시 스님은 “한 방울의 물이 모여 강을 이루고 큰 바다가 되듯, 불자 한 명 한 명의 원력이 백만이 되면 한국불교가 처한 모든 어려움을 능히 극복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런 믿음으로 제안한 백만원력결집불사는 “전 종도들이 매일 100원씩, 한 달에 3,000천원을 보시해 조성한 기금으로 한국불교의 중흥과 미래를 여는 동력으로 삼자.”고 제안하였습니다.

 

이렇게 시작한 백만원력결집을 통해 이루려는 불사를 열거해 봅니다. 

①인도 부다가야에 한국사찰 분황사 건립, ②세종시 한국불교 문화체험관 및 광제사 대웅전 건립, ③계룡대 호국 홍제사 건립, ④양평 불교문화 유산보존센터 건립, ⑤조계종 총본산 성역화 기금 마련, ⑥경주남산 열암곡 마애부처님 바로 세우기, ⑦10.27 법난 명예 회복기념관 건립, ⑧위례신도시 상월선원 건립, ⑨불교병원 요양원 건립, ⑩어려운 이웃을 위한 자비나눔 기금조성 등입니다. 총무원장 원행스님의 서원은 이상과 같은 10대 사업에 모아졌습니다. 

 

사진 2. 지난 5월 21일 인도 부다가야에서 봉행된 분황사 대웅보전 준공식에 참석한 원행 총무원장님과 사부대중들. 사진 불교신문. 

 

처음에 저는 나눠주신 작은 저금통을 받아 들면서 피식 웃었습니다. “이 엄청난 불사를 돼지저금통으로 언제 이루시겠다고 이렇게 쉽게 말씀하시는가? 어느 때 총무원장 스님께서도 저금통 얘기를 하셨는데, 별 성과 없이 끝나지 않았는가?” 하며 선뜻 마음에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뜻이 거룩하시기에 ‘이 불사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지켜보자’ 하는 마음으로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4년이 지나가는 오늘에 이르러서야 제36대 총무원장 원행스님의 큰 배포와 추진력에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는 감격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사진 3. 인도 부다가야 분황사 대웅보전 준공식 후 내빈들과 기념촬영. 사진 불교신문. 

 

무엇보다 부다가야 분황사 건립은 남다른 감회가 아닐 수 없습니다. 원행 총무원장님의 오랜 원력은 부처님 오신 날 후인 지난 5월 21일 인도 부다가야 현지에서 성대한 낙성식과 부처님 점안불사로 결실을 맺었습니다. 불교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낙성식에는 조계종총무원장 원행스님을 필두로 중앙종회의장 정문스님, 해외특별교구장 정우스님, 전국비구니회장 본각스님을 비롯해 중앙종회의원 스님들과 총무원 부실장 스님들이 함께 참석했다고 합니다. 이 밖에도 낙성을 축하하기 위해 동행한 주요 사찰 신도와 현지 스님들과 주민 등 모두 500여 명의 사부대중이 참석하여 성대한 야단법석을 이루었다고 합니다.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이루신 거룩한 도량 부다가야에 한국사찰을 건립하겠다는 원행스님의 오랜 원력이 한국불교의 자부심으로 결실을 맺었으니 어찌 수희찬탄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원행 총무원장님의 발원대로 분황사가 한국불교를 세계화하는 해외전법의 근본도량이 되기를 축원합니다.

 

이 밖에도 세종시에 건립중인 광제사 준공식은 8월 9일에 이루어졌으며, 계룡대 호국 홍제사는 머잖아 곧 준공식을 올리게 된다고 합니다. 이밖에 다른 사업들도 계획에 따라 잘 이루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사진 4. 지난 8월 9일 세종시에서 봉행된 광제사 대웅보전 낙성법회. 사진 불교신문. 

 

총무원장 원행스님이 1980년대 초 해인사 사집반에 편입하여 1983년 해인사 강원 제24기로 졸업할 때 소승은 성철 방장스님을 모시고 해인사를 오르내리는 10년짜리 중으로 세월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같은 강원 동기인 제 사제되는 원소스님은 “그때부터 원행스님은 후대에 총무원장 큰 소임을 잘 살 스님이 될 것이라는 평판이 자자했다.”고 일러주었습니다.

 

이제 백만원력결집불사도 원만하게 순항하고 있는 가운데 제37대 총무원장 선거를 앞두고 단일후보 추대논의가 무성한 가운데 “제36대 총무원장으로서 남은 기간 백만원력결집불사를 잘 마무리하는 것이 내 평소의 소신이었다. 제37대 총무원장 선거에는 출마하지 않겠다.”고 측근을 통해 밝혔다고 합니다.

 

원행 총무원장스님은 백만원력결집불사도 불사이지만 재임 기간 세계적으로 확산된 코로나19에 대한 선제대응으로 불교의 이미지를 재고하는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코로나19가 교회 등 종교시설을 통해 확산되자 조계종은 전국 사찰에 선제적으로 지침을 내려 법회 및 종교모임을 자제하도록 하여 사찰에서는 전국적으로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했습니다. 제가 사는 해인사 주지스님도 산문폐쇄령을 내려 저도 뭣 모르고 밖에 나갔다가 한 보름간 해인사에 들어가지 못하고 할 수 없이 부산 고심정사에서 머물렀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또 유네스코에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연등회 행사를 크게 준비하였다가 연기를 결정함으로써 불교계가 국민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도록 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연기되었던 연등회 행사를 무사히 치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재임기간 동안 쌓은 공이 많은 제36대 총무원장 원행스님께서 제37대 총무원장 후임이 무투표로 당선되도록 하는 큰 자비까지 베풀어주셨으니 감사하고 감사한 마음을 엎드려 드리는 바입니다. 제36대 총무원장 원행스님이 보여주신 넓은 마음 덕분에 조계종단이 더욱 화합하고 융성하기를 삼보님전에 바라고 또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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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택스님
본지 발행인
1967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1971년 백련암에서 성철스님과 첫 만남을 갖고, 1972년 출가했다. 조계종 총무원 총무부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조계종 백련불교문화재단 이사장, 도서출판 장경각 대표, 부산 고심정사 주지로 있다. 1998년 문화관광부 장관 표창, 1999년 제10회 대한민국 환경문화상 환경조형부문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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