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수]
사신족四神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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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성스님 / 2022 년 12 월 [통권 제116호] / / 작성일22-12-05 10:53 / 조회3,425회 / 댓글0건본문
사신족四神足(cattāro iddhipādā, Sk. catvāra ṛdhipādaḥ)을 사여의족四如意足이라고도 번역한다. 삼십칠보리분법三十七菩提分法 가운데 하나이다. 사신족은 불교 술어 가운데 매우 이해하기 어렵다. 문헌에 따라 각기 해석이 다르기 때문이다. 빨리어 잇디빠다(iddhipāda)는 iddhi(神通, 神變)와 pāda(足)의 합성어인데, 신족神足 또는 여의족如意足으로 번역한다.
사여의족에 두 가지 번역
사여의족이란 욕여의족欲如意足(chanda), 정진여의족精進如意足(viriya), 심여의족心如意足(citta), 사유여의족思惟如意足(vīmaṃsa) 등의 네 가지를 말한다. 올바른 이상에의 욕구와 정진 노력과 마음을 통일한 선정과 사유의 지혜가 뜻대로 자유롭게 작용하는 것을 말한다.(마성, 『초기불교사상』(팔리문헌연구소, 2021), pp.348-349)
『장아함경』 제9 「중집경衆集經」에 “다시 네 가지 법이 있으니, 이른바 사신족四神足이다. 여기서 비구는 사유욕정멸행思惟欲定滅行을 성취한다. 정진정精進定·의정意定·사유정思惟定도 또한 그러하다.”(주1)
이 경에 대응하는 「상기띠 숫따(Saṅgīti-sutta, 合誦經)」(DN33)에 나오는 cattāro iddhipādā를 각묵스님은 다음과 같이 번역했다. 즉 “여기 비구는 ①열의를 [주로 한] 삼매와 정근의 의도적 행위(saṅkhara, 行)를 갖춘 성취수단을 닦습니다. ②정진을 [주로 한] 삼매와 정근의 의도적 행위를 갖춘 성취수단을 닦습니다. ③마음을 [주로 한] 삼매와 정근의 의도적 행위를 갖춘 성취수단을 닦습니다. ④검증을 [주로 한] 삼매와 정근의 의도적 행위를 갖춘 성취수단을 닦습니다.”(DN.Ⅲ.221-222; 각묵 옮김, 『디가 니까야』 제3권(초기불전연구원, 2006), p.387)
같은 내용을 전재성 박사는 “네 가지 신통의 기초가 있습니다. 곧, 벗들이여, 세상에 수행승이 ①의욕의 집중에 기반한 노력의 형성을 갖춘 신통의 기초를 닦고, ②정진의 집중에 기반한 노력의 형성을 갖춘 신통의 기초를 닦고, ③마음의 집중에 기반한 노력의 형성을 갖춘 신통의 기초를 닦고, ④탐구의 집중에 기반한 노력의 형성을 갖춘 신통의 기초를 닦습니다.”(전재성 역주, 『디가 니까야』 전집(한국빠알리성전협회, 2016), pp.1390-1391)라고 번역했다.
두 사람의 번역이 완전히 다르다. 빨리어 iddhipāda를 각묵스님은 ‘네 가지 성취수단[四如意足]’으로 번역했고, 전재성 박사는 ‘네 가지 신통의 기초[四神足]’로 번역했다. 또 네 가지 법 중에서 네 번째 vīmaṃsa를 각묵스님은 ‘검증’으로, 전재성 박사는 ‘탐구’로 번역했다. 한역에서는 대부분 사유思惟로 번역했다.
『망월불교대사전』의 설명
『망월불교대사전』에서는 “사신족이란 네 가지 종류의 신족神足이라는 뜻이다. 즉 욕欲·근勤·심心·관觀 등 네 가지 법의 힘으로 인해 이끌고 일으키는 여러 가지의 신용神用과 현기現起라는 삼마지(三摩地, 三昧)를 말한다.”(『망월불교대사전』 제2권, p.1794bc)라고 풀이하고 있다. 또 다른 불교사전에서는 다음과 같이 해석한다.
사신족: 신통神通을 얻기 위한 뛰어난 선정禪定에 드는 네 가지 기반. ①욕신족欲神足: 신통을 얻기 위한 뛰어난 선정에 들기를 원함. ②정진신족精進神足: 신통을 얻기 위한 뛰어난 선정에 들려고 노력함. ③심신족心神足: 신통을 얻기 위한 뛰어난 선정에 들려고 마음을 가다듬음. ④사유신족思惟神足: 신통을 얻기 위한 뛰어난 선정에 들려고 사유하고 주시함.(곽철환 편저, 『시공 불교사전』(시공사, 2003), p.298)
네 가지 사여의족
한편 “사여의족이란 이른바 닦아야 할 법을 원願과 같이 만족하는 것이다. 첫째, 욕여의족欲如意足은 바라고 추구하며 닦아야 할 법을 원과 같이 만족하는 것이다. 둘째, 정진여의족精進如意足은 닦아야 할 법을 한마음[一心]에 전념하여 중간에 잡념이 없어 원과 같이 만족하는 것이다. 셋째, 염여의족念如意足은 닦아야 할 법을 기억하여 잃어버리지 않고 원과 같이 만족하는 것이다. 넷째, 사유여의족思惟如意足은 닦아야 할 법을 마음으로 생각하여 잃어버리지 않도록 하여 원과 같이 만족하는 것이다.(『삼장법수』, p.533ab)
『디가 니까야(Dīgha Nikāya, 長部)』 제18 「자나와사바 숫따(Janavasabhaꠓsutta)」(DN18)에 따르면, 범천 사낭꾸마라(Sanaṅkumāra)가 도리천忉利天의 신들에게 ‘네 가지 성취수단[四如意足]’을 천명하였고, 또 그 성취수단을 어떻게 가능하게 하고, 그것을 어떻게 받들어 행하고, 어떻게 변화시키는가에 대해서도 천명하였다고 일러준다. 그리고 그 네 가지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존자들이여, 여기 비구는 ①열의를 [주로 한] 삼매와 정근의 의도적 행위를 갖춘 성취수단을 닦습니다. ②정진을 [주로 한] 삼매와 정근의 의도적 행위를 갖춘 성취수단을 닦습니다. ③마음을 [주로 한] 삼매와 정근의 의도적 행위를 갖춘 성취수단을 닦습니다. ④검증을 [주
로 한] 삼매와 정근의 의도적 행위를 갖춘 성취수단을 닦습니다.(DN.Ⅱ.213; 각묵 옮김, 『디가 니까야』 제2권(초기불전연구원, 2006), p.365)
이어서 “과거의 사문들이나 바라문들이 여러 가지로 성취수단을 체득한 것은 모두 이 네 가지 성취수단을 닦고 많이 수행했기 때문이다. 미래의 사문들이나 바라문들이 여러 가지로 성취수단을 체득하는 것은 모두 이 네 가지 성취수단을 닦고 많이 수행했기 때문이다. 지금의 사문들이나 바라문들이 여러 가지로 성취수단을 체득하는 것은 모두 이 네 가지 성취수단을 닦고 수행했기 때문이다.”(DN.Ⅱ.213; 각묵 옮김, 위의 책, p.365)고 했다.
이상과 같이 각묵스님은 사여의족을 ‘네 가지 성취수단[四如意足]’으로 번역했다. 그는 그 이유를 각주에서 밝히고 있다. 즉 “완성한다는 뜻에서, 성취한다는 뜻에서, 이것을 통해 중생들이 성공하고, 성장하고, 증진하기 때문에 성취(신통, iddhi)라 한다. 이러한 방법으로 신통지(초월지, 최상의 지혜, abhiññā)의 마음과 관련된 열의 [등을] 주로 한 삼매와 정근의 의도적 행위가 얻어지기 때문이다. 그런 삼매와 의도적 행위의 토대(adhiṭṭhāna)라는 의미에서 수단(pāda, 기초)이라 한다. 여기서 수단[기초]이란 나머지 마음과 마음부수의 더미라는 뜻이다.”(DA.Ⅱ.641; 『청정도론』 Ⅻ. 52; 각묵 옮김, 『상윳따 니까야』 제2권, p.364, n.363에서 재인용)
그리고 주석서에서는 “근접삼매는 수단[기초]이고 초선은 성취이다. 근접삼매를 가진 초선이 수단이고 제2선은 성취이다. 이처럼 이전의 단계는 수단(pāda)이고 뒤의 단계는 성취(iddhi)이다. 이상과 같이 그 뜻을 알아야 한다.”(DA.Ⅱ.641)
삼매를 성취하는 수단
한마디로 성취수단이란 삼매라는 성취를 얻는 수단을 말한다. 즉 열의, 정진, 마음, 검증의 네 가지를 통해서 이러한 수단과 성취를 얻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삼매를 닦음으로써 신통지(최상의 지혜, 초월지)가 생기고 높은 천상에 태어난다. 그래서 범천은 이러한 삼매의 수단을 칭송하는 것이다.(각묵 옮김, 『상윳따 니까야』 제2권, p.364, n.363)
위에서 인용한 니까야에 대응하는 한역은 『장아함경』 제5권 제4 「사니사경闍尼沙經」이다. 이 경에 “여래께서는 사신족四神足에 대하여 능숙하게 잘 분별하여 말씀하신다. 어떤 것을 네 가지라 하는가? 첫째는 욕정멸행에 관해 성취하여 수습한 신족[欲定滅行成就修習神足]이다. 둘째는 정진정멸행에 관해 성취하여 수습한 신족[精進定滅行成就修習神足]이다. 셋째는 의정멸행에 관해 성취하여 수습한 신족[意定滅行成就修習神足]이다. 넷째는 사유정멸행에 관해 성취하여 수습한 신족[思惟定滅行成就修習神足]이다. 이것이 여래께서 능숙하게 잘 분별하여 말씀하신 사신족이다.”(주2)
한편 후대의 아비달마 논사論師들도 ‘신족’에 관해 다르게 해석했다. 세존은 『구사론』 제25권에서 “어떠한 연유에서 ‘정定’에 대해 신족이라는 명칭을 설정한 것인가? 신령스럽고 미묘한 온갖 공덕의 의지처가 되기 때문이다. …… 부처님께서는 선정의 결과를 설하여 ‘신’이라 일컬었으며, 욕 등에 의해 생겨난 등지等持를 ‘족’이라 일컫는다.”(주3)라고 했다.
이에 대해 권오민 교수는 “선정은 신통변화의 부사의한 묘용妙用을 나타내기 때문에 ‘신神’이라 일컫는 것이며, 뛰어난 삼매를 획득하려고 원하고[欲], 노력·정진하고[勤], 마음을 다스리고[心], 지혜로써 사유·관찰하는 것[觀]은 그러한 선정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족足’이라 일컬었다는 뜻이다.”(권오민 역주, 『아비달마구사론』 제3권(동국역경원, 2002), p.1155, n.75)라고 해석했다.
끝으로 지난 2년 동안 연재한 ‘법수法數’ 시리즈를 애독해 주신 독자님들께 머리 숙여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다음 기회에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며, 늘 부처님의 가피가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각주>
(주1) 『衆集經』(T1, p.50c), “復有四法, 謂四神足. 於是比丘, 思惟欲定滅行成就. 精進定·意定·思惟定, 亦復如是.
(주2) 『장아함경』 「闍尼沙經」(T1, p.36a), “如來善能分別說四神足, 何等謂四? 一者欲定滅行成就修習神足. 二者精進定滅行成就修習神足. 三者意定滅行成就修習神足. 四者思惟定滅行成就修習神足, 是為如來善能分別說四神足.”
(주3) 『阿毘達磨俱舍論』 제25권(T29, p.132), “何緣於定立神足名? 諸靈妙德所依止故. …… 佛說定果名神, 欲等所生等持名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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