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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불교는 지금]
미국불교를 대표하는 여성 활동가와 지식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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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광 김형근  /  2024 년 2 월 [통권 제130호]  /     /  작성일24-02-05 11:07  /   조회2,101회  /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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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불교는 지금 13 | 미국 ⑬

 

이번 호에서는 미국에서 여성불교 활동가, 출판인, 학자 등을 소개하고자 한다. 짧은 미국불교사에서 워낙 많은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누구를 소개할지 고민이 많이 되었다. 여기에 소개된 사람들 외에도 각 분야 구석구석에서 많은 여성 불자들이 훌륭한 업적을 쌓아 가고 있다.

 

국제불교협의회를 이끄는 왕모 딕시

 

켈리포니아 버클리 시에는 티베트 닝마파 포교 단체인 국제불광재단(Light of Buddhadharma Foundation International)이 있다. 이 단체는 티베트의 전통 불경을 수집하며 복원하고 출판하여 인도, 티베트 그리고 주변 불교 국가에 보급한다. 나아가 인도 부처님의 성지에서 독경을 주관하는 자체 큰 건물인 만갈람 센터(Mangalam Center)에 본부가 있다. 이 건물에 티베트 불교국제불광재단도 있고, ‘다르마 대학(Dharma College)’도 있는데, 이 건물과 기관들은 티베트 닝마파 타르탕 툴쿠(Tarthang Tulku, 1936~) 링포체가 중심이 되어 설립한 것이다.

 

사진 1. 왕모 딕시(Wangmo Dixy 1969~). 사진 중앙에 흰옷 입은 여성.

 

그러나 현재는 링포체 장녀 왕모 딕시(Wangmo Dixy 1969~)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이 단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왕모 회장은 UCLA 대학에서 국제관계학을 전공하고 아메리칸 대학에서 경제학 석사 과정을 졸업하였다.

 

국제불광재단의 핵심사업은 2006년 시작된 삼장불경독경 행사이다. 처음에는 250명의 승려들이 참여해 시작했지만 점차 규모가 커져 10개국에 걸쳐 5천여 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국제행사를 여러 차례 개최했다.

 

미국여성불교인 중에서 가장 활발한 국제연대활동을 하는 왕모 딕시는 이 단체들 외에도 ‘국제불교협의회(IBAA, International Buddhist Association of America)’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동안 국제불광재단에서 진행하던 여러 행사를 ‘국제불교협의회’ 이름으로 하고 있다. 국제불교협의회는 태국, 한국, 스리랑카 등 여러 나라가 참여하여 2015년 메릴랜드주 정부에 법인을 신청하면서 시작되었다. 미국 내 불교계에 대해 초종파적으로 불교를 장려하고, 영적 예배와 불교 연구를 수행하며, 종교 활동을 목적으로 한다.

 

이 단체에는 주로 태국 불교계가 많이 참여하고 있고, 더불어 왕모도 중요한 인물로 참가하였다. 그러나 ‘국제불교협의회’가 미국의 불교단체를 대표하기 위해서는 아직 참여하지 않고 있는 미국 내 중요한 사찰들의 참여가 필요하다.

 

북미 지역에 선을 전파한 샬롯 조코 벡

 

샬롯 조코 벡(Charlotte Joko Beck, 1917〜2011)은 일본 조동종 스님인 마에즈미 스님의 대표적인 제자 중 한 사람이다. 그녀는 뉴저지에서 태어났으며 오벌린 음악원에서 음악을 전공하였다. 13년간의 결혼생활에서 네 자녀를 둔 조코 벡은 샌디에고로 이사한 뒤, 교직생활도 하고 샌디에고의 캘리포니아 주립대에서 오랫동안 비서로 일하며 자녀들을 길렀다.

 

사진 2. 샬롯 조코 벡(Charlotte Joko Beck, 1917〜2011).

 

40대 후반에 우연히 유니테리언 교회에 갔다가 아주 차분한 인상을 주는 스님한테서 선禪에 대한 강의를 듣게 되었다. 이 스님은 다름 아닌 LA 젠 센터의 마에즈미 로시(Maezumi Roshi)였다. 그 뒤로 일본에서 온 야스타니 로시와 소엔 로시 밑에서도 수행하였는데, 이들은 점진적 수행 위주의 소토젠(Soto Zen, 조동종) 전통을 대표하는 스승들이었다. 1978년 마에즈미 로시의 세 번째 계승자로 지명되었고, 1983년에는 샌디에고 선 센터를 맡았으며, 1995년에는 ‘평상심 선 학교(Ordinary Mind Zen School)’를 설립했다.

 

80세가 넘은 나이에도 수없이 많은 개인 면담을 비롯해 여러 명의 제자를 육성하여 미국은 물론 호주까지 선을 전파하는 데 많은 공헌을 하였다. 저서로는 Everyday Zen: Love and Work and Nothing Special이 있다.

 

불교사상을 생태학에 녹여낸 조안나 메이시

 

환경철학자인 조안나 메이시(Joanna Macy, 1929~) 박사는 미국에서 잘 알려진 심층생태학자이자 영적 활동가이며 사회활동가이다. 그녀는 로스엔젤레스에서 태어나 뉴욕에서 성장하였고, 많은 저서가 있는데 그중에서 『불교의 상호 인과율과 일반 시스템 이론』, 『연인으로서의 세상, 자아로서의 세상』 등은 미국 불교철학의 중요 저작으로 간주된다.

 

사진 3. 조엔나 메이시(Joanna Macy, 1929~).

 

1950년 웰즐리 대학을 졸업하고 1978년 시라큐스 대학에서 종교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녀는 평화, 정의 및 생태계를 위한 운동에서 공감받는 주장으로 존경받고 있다. 50년간 자신의 학문과 행동주의를 긴밀히 연계하였다. 그녀의 광범위한 연구는 심리적, 영적 문제, 생태인식의 배양, 그리고 불교사상과 현대과학 사이의 유익한 반향을 다루었다고 평가받는다.

 

그녀는 1964년 가족과 함께 인도 방문 중에 그곳에서 티베트 난민을 돕는 일을 하였으며 거기에서 프레비 베디를 만났다. 메이시에게 큰 영향을 미친 베디는 영국 여성으로 인도 민족주의 지지자로 인도에서 투옥되었으며, 티베트 불교신자가 된 첫 번째 서양인 여성이었다. 메이시는 또 스리랑카 아리야라트네의 사르보디야 운동을 연구하기 위해 1년간 스리랑카에 거주하기도 하였다. 나아가 로버트 아이트켄, 게리 스나이더, 조애너 메이시 등과 함께 ‘불교평화단(Buddhist Peace Fellowship)’을 시작하였다. 이 단체는 미국에서 사회참여 불교의 중요한 단체로 손꼽히고 있다.

 

그녀는 반핵 운동, 평화, 정의 및 환경 보호에 대한 국제적인 대변인이며, 산업 성장 사회에서 지속가능한 문명으로의 전환을 다루는 ‘위대한 전환’ 운동으로도 유명하다. 미주, 유럽, 아시아 및 호주 등을 다니며 강의와 워크샵 및 교육 활동을 하였다. 현재는 나이가 많아 외부 활동은 별로 없고 켈리포니아 버클리에서 살고 있다. 그녀의 활동은 홈페이지(http://www.joannamacy.net)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탄트라 불교에 대한 이해를 넓힌 미란다 쇼

 

미란다 쇼(Miranda Shaw, 1954~)는 하버드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1991년부터 버지니아주에 있는 리치먼드 대학의 종교학과에서 ‘불교와 여신 전통들’을 가르치고 있다. 십대 시절 그녀는 《바그바드 기타》와 《우파니사드》를 읽었고, 이것이 그녀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사진 4. 미란다쇼(Miranda Shaw, 1954 ~).

 

나중에 그녀는 탄트라 불교의 여성 천공 무용수인 압사라와 다키니(요기)의 이미지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러한 관심으로 인해 그녀는 불교, 예술, 그리고 탄트라 불교에서 아직 탐구되지 않은 여성의 역할에 대한 연구를 하게 되었다. 히말라야 지역으로 여행하면서 그녀의 주요 연구 분야는 신성한 춤, 여신들, 그리고 그곳에 존재하는 여성들의 고대 영적 전통 등에 관한 내용이다.

 

쇼는 오늘날 미국에서 티베트 불교로 잘 알려진 바즈라야나 불교(Vajrayana Buddhism) 전통의 기원과 내용을 많이 소개한 사람이다. 탄트라 불교 전문가인 쇼의 연구는 여신의 역할, 여신 실천, 탄트라 불교에 대한 여성의 기여에 대한 이해를 발전시켰다고 평가받고 있다. 그녀의 작업은 탄트라 성행위의 역할과 불교에서 여성의 역할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는 데 큰 역할을 하였다. 

 

다양한 저작 활동을 펼친 잰 윌리스

 

자신을 침례교도 불교인이라 부르는 잰 윌리스(Jan Willis, 1948~)는 앨라배마주 도세나(버밍엄 근처)에서 침례교 집사이자 철강 노동자의 딸로 자랐다. 1969년대 초 아시아를 여행하던 중 티베트 라마인 툽텐 예셰(Thubten Yeshe)의 제자가 되었다.

 

사진 5. 잰 윌리스(Jan Willis, 1948~).

 

그녀는 Time, Newsweek, Ebony 등 저명한 매체를 통해 커버스토리로 다뤄지는 등 영향력 있는 인물로 평가되었다. 1977년부터 코네티컷주 미들타운에 있는 웨슬리안 대학(Wesleyan University)의 종교학 교수이고, 사회과학 석좌교수이다. 

 

잰은 거의 30년 동안 인도, 네팔, 스위스, 미국에서 티베트 불교를 공부했고, 수십년 동안 가르치며, 금강석 빛(The Diamond Light:An Introduction to Tibetan Buddhism), 무착無着의 『보살지지경菩薩地持經』의 「타트바르타 장」, 『깨달은 존재들(Enlightened Beings)』 등의 여러 저서를 발간했다. 그 외에도, 불교 명상, 성인전, 여성과 불교에 관한 많은 글을 발표하였다. Aetna Inc.의 2011년 아프리카계 미국인 역사 달력에는 윌리스 교수가 미국 신앙 기반 건강 계획의 저명한 지도자 13명 중 한 사람으로 포함되었다. 그가 쓴 책으로 『탄트라 개론(Introduction to Tantra)』이 있다.

 

미국의 위빠사나 운동에 일조한 루스 데니슨

 

동 프러시아에서 태어난 루스 데니슨(Ruth Denision, 1922〜2015)은 젊은 시절 열렬한 나치 추종자였으며 나중에 러시아에 투옥된 경험이 있다. 이후 1956년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 미국에서 위빠사나 운동을 개척한 사람 중의 한 사람으로 평가를 받는다.

 

사진 6. 루스 데니슨(Ruth Denision 1922〜2015).

 

그와 그 남편은 1950년대에 처음으로 아시아 종교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1960년에 아시아를 여행하면서 선불교 사원에서 지내기도 하고, 이후 미얀마의 한 사원에서 위빠사나 수행을 하고 공부했다. 미국으로 돌아온 데니슨은 로스엔젤레스 선 센터를 자주 찾아 마애즈미와 함께 선 수행을 했지만 위빠사나 수행을 위해 미얀마를 계속 방문했다. 그녀는 우바킨으로부터 법을 전수받은 4명 중 한 사람이다.

 

그리고 일본에서 소엔, 야마다, 야스타니 등과 함께 선 수행을 하기도 했다. 1973년부터 데니슨은 가르치기 시작하여 얼마 지나지 않아 수행에 대한 활동적인 접근과 음악, 율동, 리듬의 활용으로 명성을 얻었다. 1977년에 데니슨은 캘리포니아 조슈아 트리(Joshua Tree) 근처의 황무지를 사들였고, 이곳에서 후진 양성을 위해 노력했다. 그녀는 많은 여성 지도자를 길러냈다고 평가를 받는다. 이곳은 마침내 1980년대 초부터 위빠사나 운동의 중요한 센터인 담마 데나(Dhamma Dena)로 발전하게 된다. 그는 매사추세츠 베어리의 IMS와 샌프란시스코 근교의 Spirit Rock Meditation Center에서도 지도하였다.

 

숭산스님의 가르침을 받고 불자가 된 조안 핼리팩스

 

조안 핼리팩스(Joan Halifax, 1942~)는 기독교인으로 성장했다. 1960년대에 뉴올리언스에서 대학을 다녔으며 시민운동에 가담했다. 이후 뉴욕으로 가서 컬럼비아 대학교의 인류학자인 앨런 로맥스(Alan Lomax)와 함께 연구했다. 그로부터 몇 년 후 그녀는 티베트에 이어서 아프리카를 여행하고 나서 마침내 아프리카의 도곤(Dogon)족을 연구했다.

 

사진 7. 조안 핼리팩스(Joan Halifax, 1942~).

 

미국으로 돌아온 다음에 체코 출신의 정신과 의사인 스타니슬라프 그로프와 결혼했으며, 그와 함께 말기 암환자의 치료를 위한 엘에스디(LSD)의 사용에 대한 연구로 마침내 의료인류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핼리팩스는 신화 해석가인 조셉 캠벨과 함께 일했다. 이후에 그녀는 멕시코의 후이촐 인디언들에 의해 행해지는 샤머니즘을 연구하기 시작하면서 캘리포니아 남부에 정착하여 대안적인 공동체와 영성을 연구하는 오하이 재단(Ojai Foundation)을 공동으로 창설했다.

 

핼리팩스는 초창기에 스즈키 다이세츠와 앨런 와츠의 저서들을 읽고 불교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지만, 그녀는 숭산스님의 가르침에 입문한 후 정식으로 불교에 귀의했다. 숭산스님에게 10년을 배우고 나서 1976년에 계를 받았다. 1980년대 중엽 그녀는 프랑스 남부의 플럼빌리지에서 틱낫한을 만난 후 공부를 계속하여 1990년에 티엡 히엔종에서 선생으로서 계를 받았다. 그해에 그녀는 산타페에 우빠야(Upaya)라는 불교센터를 세워 오늘날까지 계속 가르치고 있다. 1994년부터 우빠야는 말기 환자들에게 영적 상담을 제공해 왔다. 1990년대 말에 핼리팩스는 죽음과 죽음을 앞둔 사람들에 대한 연구로 불교 공동체에서 가장 잘 알려지게 되었다.

 

핼리팩스는 최근에 뉴욕 선 공동체의 창시자인 버나드 글래스맨(Bernard Glassman)의 사회참여 불교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1990년대 말 글래스 맨과 그의 아내 샌드라 지슈 홈즈(Sandra Jishu Holmes)에 의해 선 평화단(Zen Peacemaker Order)이 출범했을 때, 핼리팩스는 창설 법사로서 그들과 합류했다.

 

그녀는 현재 마애즈미 스님이 세운 로스엔젤레스 선원 계열의 조동선 전통의 법사이다. 우빠야는 우빠야 평화연구소(Upaya Peace Institute)로 이름을 바꾸었으며, 이제는 선 평화단의 가르침을 따르는 단체 중 하나가 되었다.

핼리팩스는 여러 권의 책을 썼는데, 그중에는 그로프와 함께 쓴 『죽음에 직면하는 인간(The Human Encounter With Death)』, 『샤먼의 목소리: 환상적인 이야기의 연구(Shamanic Voices: A Survey of Visionary Narratives)』, 『샤먼: 상처 입은 치유자(Shaman: The Wounded Healer)』, 『비옥한 어둠: 지구의 몸과 재연결하기(The Fruitful Darkness: Reconnecting With the Body of the Earth)』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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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광 김형근
미주현대불교 편집인 및 발행인. 전북 김제가 고향으로 전북대학교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1984년 미국으로 건너갔다. 1989년 뉴욕에서 월간 잡지 『미주현대불교』를 창간하여 운영하고 있다. 2010년부터 사단법인 ‘korean Cultural Heritage Foundation’을 설립하여 한국전통문화를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이외에도 남북불교교류 활동의 일환으로 미국에서 북한사찰순례단을 조직하여 2005 년부터 4차례에 걸쳐 단체로 북한사찰순례를 하면서 북한불교를 소개하고 있다. 현재는 미국 정부의 북한 여행 금지로 인해 중단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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