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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 스님의 화두 참선 이야기]
화두 참선의 효능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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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승  /  2016 년 10 월 [통권 제42호]  /     /  작성일20-05-22 08:32  /   조회6,135회  /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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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두 참선은 견성성불하는 깨달음을 목표로 합니다. 화두 일념이 자나 깨나 지속되는 오매일여를 투과하여 확철대오하게 되면 더 이상 깨칠 것이 없는 영원한 자유와 행복을 성취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쉽지 않지요? 우리가 본래 부처이나 ‘내가 있다’는 착각과 분별망상을 완전히 비우는 것이 참으로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본래 부처라는 정견을 세우고 확고한 신심과 발심으로 부단히 정진해 나간다면 불가능한 것도 아닙니다. 역대 조사 선지식들이 그 길을 열어 보 였고, 실제 증명하여 오늘에까지 활발발하게 전승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사스님들처럼 확철대오하지 못하더라도 화두 참선을 생활화하면 일상에서 지혜와 자비심이 나와 그만큼 행복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즉, 중도 정견을 세우고 부지런히 남을 도우며 안으로 부단히 화두를 챙겨나가는 화두 참선이 생활화되면 그만큼 일상이 지혜로워지고 밝아져 하는 만큼 자기와 세상에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견성 아니면 아무 것도 아니다는 “모 아니면 도”식으로 참선을 해서는 안 됩니다. 이것도 양극단적인 사고로 중도가 아닙니다. ‘견성성불을 목표로 참선해 나가되 못하더라도 간만큼 좋다, 이익이다’라는 생각으로 해야 합니다. 실제 그렇습니다. 우리가 화두를 통해 견성성불로 부단히 정진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중간 과정에서도 효능이 다양하게 나옵니다.

중도 정견을 세우고 실천하면서 화두 참선을 생활화해 나가면 일상에서 여러 가지 효능이 나타납니다.

 

번뇌가 줄고 마음이 밝아지고 편안해진다

 

화두를 하루 24시간 1,440분 중 단 3분 내지 5분이라도 정해 놓은 시간에 규칙적으로 참구하면서 출퇴근 시간이나 화장실, 식당 등을 오고가고 할 때나 잠자기 전이나 잠에서 깨어났을 때 망상하지 말고 화두를 자꾸 생각하게 되면 그만큼 잡념이 줄어 마음이 밝아집니다. 잡념이 많은 사람은 분별망상이 그만큼 많습니다. ‘나’라는 존재가 본래 실체가 없는데 ‘있다’는 양변에 집착하여 살아가니 생로병사가 일어나고 쓸데없는 번뇌망상이 시도 때도 없이 치성을 부립니다. ‘나’라는 존재가 실체가 없는데 번뇌인들 어디에 실체가 있겠습니까? 다 흘러가는 것입니다. 단지 ‘있다’는 양변에 집착한 착각일 뿐입니다. 그러니 번뇌망상이 일어날 때마다 부지런히 화두를 가져다 붙여보십시오. 

 

선지식 말씀 중에 파리가 화장실에도 가고 임금 머리 위에도 가니 이 세상에 못가는 곳이 없는데, 딱 한 군데 못가는 곳이 있답니다. 그곳이 어디겠습니까? 바로 불 위입니다. 파리가 불 위에 못 가듯이 번뇌망상도 화두 들고 있는 사람에게는 붙을 수가 없습니다. 이와 같이 화두는 대단한 것입니다. 화두는 성성(惺惺)하게 즉, 또렷또렷하게 참구하면 저절로 번뇌망상이 사라져 적적(寂寂)이 되어 성성적적 삼매가 됩니다. 

 

우리가 화두를 성성적적하게 삼매를 자꾸자꾸 반복하게 되면 그만큼 마음이 밝아지고 편안해집니다. 부처님이나 역대 조사스님들은 하루 24시간 삼매로 사시는 분들입니다. 우리도 화두 삼매를 체험해서 이것이 생활화된 분은 마음이 밝고 편안할 뿐 아니라 얼굴도 밝아집니다. 그래서 나는 화두 공부가 잘되고 있나, 안 되고 있나를 얼굴을 보면 대체로 알 수 있다고 봅니다. 화두 공부하는 사람이 얼굴이 어두우면 뭔가 공부에 장애가 있거나 화두 삼매 체험이 잘 안 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건강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겠지요. 그건 예외고, 대체로 이 화두 공부는 수행자의 얼굴에 그 공부의 깊이가 드러난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성철스님을 보면 항상 얼굴이 밝았습니다.

 

짜증과 화, 스트레스가 줄어 건강에 도움이 된다

 

요새 말로 스트레스는 옛날 홧병이지요? 옛날 며느리나 시어머니 등 여인들은 대부분 홧병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남존여비와 가부장제의 유교문화에서 여자들은 온갖 시련과 고통을 안으로 삭혀야 했습니다. 이것을 현대 의학에서는 스트레스라 하는데, 이 스트레스가 만병의 원인이라 합니다. 암이나 위장병, 우울증 등이 모두 스트레스에서 원인이 된다고 합니다. 

 

직장생활 하는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술로 풀지요? 우리나라가 알콜 소비량이 세계 1위랍니다. 요즘 유행하고 있는 ‘힐링’이라는 흐름도 이 스트레스와 관련이 있습니다. 스트레스를 술뿐만 아니라 음식이나 음악, 여행, 운동 등으로 해소하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힐링 방식은 ‘내가 있다’는 양변에서 풀려고 하니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못합니다. 그래서 명상, 참선 붐이 일고 있는 것입니다. 요즘 신문을 보니 삼성 같은 대기업이나 구글 같은 첨단 기업에서도 명상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교육하고 있다는데 그런 한계와 대안을 명상, 참선에서 찾고 있는 것입니다. 

 

스트레스나 짜증, 화는 모두 ‘나-너’라는 양변에 집착하여 일어납니다. 일이나 관계가 뜻대로 안되어 대립 갈등이 일어날 때 짜증, 화가 나고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모두 집착 때문에 일어납니다. 그래서 짜증나고 스트레스 받는 ‘나’라는 실체가 없다, 연기일 뿐이다 하고 정견으로 보고 대처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 중도 정견이 소소한 문제나 정신을 바짝 차리고 깨어 있을 때는 되는데, 급한 일이나 큰 문제에 부딪치면 잘 안 됩니다. 그래서 화두 참선 같은 수행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화두 참선을 생활화해서 삼매를 자꾸 체험하는 사람은 마음이 중도가 되어 크고 작은 문제나 역경계에서도 정견으로 대처할 힘이 나오게 됩니다. 이것도 화두 삼매의 효능입니다. 매일매일 화두를 성성하게 체험한 사람은 마음이 밝게 깨어있기 때문에 짜증이나 화가 줄어듭니다. 

 

만약 화두 참선을 열심히 해서 생활화한 사람이 화를 자주 내거나 스트레스가 많다면 그것은 화두 공부 방법에 뭔가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합니다. 일상생활에 중도 정견을 세우지 못하거나 화두 참구가 성성하지 않고 적적삼매에 빠졌거나 졸음과 망상으로 시간을 보냈을 수도 있습니다. 참선을 열심히 하는데 화나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은 스스로 공부를 점검해서 정견을 세우거나 바른 선지식을 찾아가 참선하는 방법을 점검 받아 보는 것이 좋습니다.

 

지혜롭고 자비로운 사람이 된다

 

지혜(智慧)는 부처님이 깨달은 중도연기로 자기 자신과 세상을 보는 눈입니다. 중도 정견(正見)이 서면 지혜가 나옵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지혜롭게 살기를 원합니다. 학교와 직장, 직업을 선택하고, 사업과 인간관계에서 바른 결정을 하고, 인간관계를 바르게 맺기 위해서도 지혜가 중요합니다. 깨달아 생로병사를 해탈하여 영원한 자유와 행복을 누리려 해도 정견, 즉 지혜를 갖춰야 합니다. 

 

그런데 이 지혜는 밖으로 찾아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본래 다 갖춰져 있다는 것이 선(禪)입니다. 단지, 분별망상에 가려져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불교는 이 지혜를 밝혀가는 공부입니다. 불교를 바르게 공부해서 생활에서 실천하면 지혜가 나옵니다. “나는 평생 불교 공부를 했는데 지혜를 모르겠습니다!” 하는 분이 있다면 그분은 불교 공부를 잘못한 것입니다. 바른 선지식을 만나 중도 정견을 갖추고 양변에 집착하는 분별망상을 자꾸 비워 나가는 실천을 하면 지혜가 나옵니다. 이것은 과학과도 같은 존재 법칙, 존재 원리입니다. 

 

불교를 바르게 공부하여 중도 정견이 서면 지혜와 동시에 자비심도 나옵니다. 나의 존재원리도 실체 없이 연기, 무아로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 너도 그렇고, 이 우주 만물이 모두 서로서로 의지해서 존재하는 동체(同體), 불이(不二)의 연기적인 존재이니 하나입니다. 그래서 내가 잘되려면 남을 도 와야 하는 것입니다. 

 

우주 만물이 모두 다 연기, 무아인 것을 아는 것이 정견이고 지혜라면 너와 내가 둘이 아니라는 마음씀이 자비입니다. 그래서 지혜와 자비는 본래 둘이 아니라 하나입니다. 화두 참선을 생활화하면 지혜와 자비심이 나와서 하는 일을 원만하게 풀어나갈 수 있고, 인간관계도 좋아질 수 있습니다. 지혜와 자비를 갖추게 되면 나뿐만 아니라 남도 잘 이해하게 되어 소통과 공감 능력이 높아져 인간관계가 개선됩니다. 

 

현대 자본주의 경쟁사회는 개인주의와 이기심을 조장하고 지나친 상업 광고를 통해 욕망을 부추깁니다. 이것은 사회의 양극화를 부추기고 대립과 갈등이 일상화되어 인간성 상실의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의 폐단을 극복하는 길은 중도 정견을 세우고 지혜와 자비심을 길러 나와 남이 모두 더불어 잘 살고 행복하게 사는 길을 개척해 나가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시대에 화두 참선처럼 간명한 생활수행법은 점점 더 가치가 높아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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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승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에서 20여 년간 종무원 생활을 하다가 고우 스님을 만나 성철스님 『백일법문』을 통독하고 불교의 핵심인 중도에 눈을 뜬 뒤 화두를 체험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불교인재원에서 생활참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유튜브 생활참선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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