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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탁소리]
성철 대종사 해인총림 초대방장 추대 5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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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택스님  /  2017 년 9 월 [통권 제53호]  /     /  작성일20-05-22 08:32  /   조회6,307회  /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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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년 7월 27일 해인사에서 개최된 제32회 중앙종회에서 가야산 해인사에 해인총림 설치를 결의하고 초대방장으로 퇴옹당 성철 대종사를 추대하였습니다.

 

해인총림을 발전시키기 위하여 용탑에 계시는 고암 종정예하를 위시하여 영암, 자운, 지월 큰스님과 혜암, 법전, 도견, 보성, 일타, 지관, 도성스님 등이 함께 하셨습니다.

 

그해 동안거를 맞이하여 “특별법문 청법대법회”라 이름하고 성철 방장스님께서 음력 1월 20일까지 법문을 하셨는데 이를 백일법문이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금년 2017년은 해인총림이 처음 설립되고 초대방장으로 추대되어서 백일법문을 펼치신 지 5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입니다.

 

이러한 해를 맞이하여 원각 방장 대종사님과 주지 향적 스님의 주선으로 “해인총림 초대방장 성철 대종사 취임 50주년 기념법회”를 법보종찰 해인사 대적광전에서 결제산중대중과 신도님들이 모여 개최하였습니다.

 


법문 중인 원각 방장스님

 

강주 무애스님의 “해인총림 연혁” 소개가 있고나서 원각 방장 대종사님의 성철 대종사님의 관련 서적 헌정식이, 주지 향적 스님의 “축사”가 이어지고 종진 해인사 전계대종사의 헌사가 있었습니다. 방장 원각 대종사의 윤5월 그믐 법문 속에서 초대방장스님에 대한 추모와 대중스님들에게 총림 50여 년의 역사를 회고하며 열심히 정진할 것을 격려하셨습니다. 끝으로 소납이 문도들을 대표하여 인사말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그날 간단히 말씀드린 것을 다시 정리하여 성철 대종사 방장 추대 50주년을 축하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인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금년 2017년은 1967년 7월에 해인사에 해인총림이 설립되고 성철 대종사께서 초대방장으로 추대되시고, 또 동안거 결제 때 백일법문의 사자후가 있은 지 5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여서 오늘 기념법회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오늘 이 법회를 마련해주신 방장 원각 대종사님과 세민 대종사님, 종진 대종사님, 주지 향적 스님을 비롯한 해인사 산중대중들과 먼 길을 오신 신도님들과 함께 역사적인 날을 기념하게 된 것을 큰 기쁨으로 생각합니다.

 

1972년 1월에 백련암으로 출가하여 지금까지 45년을 성철 큰스님을 시봉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그 세월동안 소납에게 가장 극적인 순간은 방장 큰스님의 열반이었습니다. 원적(圓寂)하신 순간의 절망감은 무슨 말로 그 슬픔을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그 절망감도 밀려드는 조문객을 맞는 데 정성을 쏟느라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출상하던 날, 평생 산승을 자처하시며 은거하심에도 불구하고 해인사 인터체인지부터 연화대까지 30여 리에 걸친 수십만의 추모 인파의 장엄함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성철 방장스님께서 “사람 못된 것이 중이 되고, 중 못된 것이 수좌가 되고, 수좌 못된 것이 도인이 된다.”고 자주 하셨던 말씀을 여기 고참 수좌 스님들은 기억하고 계실 것입니다.

 


방장 추대 50주년 기념법회에 참석한 문도 스님들과 백련불자들이 대적광전 앞에서

 

처음에는 이 법문을 잘 이해하지 못하였는데, 방장스님을 모시고 살아가면서 “수행하는 수좌는 누구보다 하심하고, 수행하는 수좌는 누구보다 청빈하고, 수행하는 수좌는 누구보다 세상에 쓸모가 없어서 오로지 부처님 법을 깨치는 데 몸과 목숨을 바쳐 도를 성취하라.”는 간곡한 당부의 말씀으로 지금도 가슴에 담고 있습니다.

 

오늘 큰스님께 헌정해 올린 책 가운데 『선림의 수행과 리더쉽』에 실려 있는 심문운분 선사의 법문입니다.
“‘천 사람 가운데 빼어나면 영특하다 하고, 만 사람 가운데 빼어나면 걸출하다’고 하였다. 납자로서 지혜와 수행이 총림에 소문난 수행자라면 어찌 영걸한 인재가 아니겠느냐? 약산 유엄, 대매법상, 풍혈연소, 석상초원 같은 큰스님 등이 모두 이와 같이 영걸하셨다.”

 

저는 이 법문을 읽는 순간 벼락 치듯 성철 큰스님의 평소의 법문과 맞닿아 있다고 전율했습니다.
“사람 못된 것이 중이 된다는 뜻은 천 사람 가운데 빼어나서 그 사람이 영특하다는 말씀이고, 중 못된 것이 수좌된다는 뜻은 만 사람 가운데 빼어나서 그 사람이 걸출하다는 말씀이고, 수좌 못된 것이 도인이 된다는 말씀은 지혜와 수행이 총림에 소문난 그 사람이 영걸한 인재라는 말씀과 통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성철 스님의 못되고 못되었다는 말씀은 우리를 무슨 시궁창에 처박아버리는 말씀이 아니라, 몸과 마음의 모든 것을 다 버리고 버려서, 그 버렸다는 것도 버리도록 죽비로 내리치는 대부정의 경책으로, 빼어나고 빼어나서 총림의 영걸한 인재가 되라는 운분 선사의 법문은 대긍정인 격려의 말씀으로 가슴에 깊이 새겨야겠습니다.

 

내일부터 칠일칠야동안 전통에 따라 하안거 용맹정진이 시작됩니다. 수행하는 수좌 여러분들은 열심히 정진하여 일대사 인연을 깨쳐서 후학에게 스승이 되고 총림의 주인이 되어 주십시오. 무더운 하안거 정진에 번거로움을 끼쳐드리지 않았는지 조심스럽습니다. 오신 사부대중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함께 성불하기를 기원합니다.

기념법회를 마치고 문도스님들과 신도들이 대적광전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안내를 자처하여 윤달 세 절이 아닌 세 암자순례에 나섰습니다.

 

그동안 큰스님이 백련암에 주석하신 지 50년이 지나도록 속칭 아비라기도가 양 안거 전후로 4박5일 동안 이어져 오고있어 기도에 오신 신도님들은 오실 때는 오기가 바쁘고 가실 때는 가기가 바빠 산내 암자를 순례는 생각도 못한 일이었습니다.

 

“큰스님 초대방장 추대 50년 법회를 마치고 세 절이 아닌 세 암자를 순례하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윤달 세 절보다 세 암자 순례가 더더욱 뜻이 깊을 것입니다. 백련암에는 성철 종정예하께서, 큰절 퇴설당은 법전 종정예하께서, 용탑은 고암 종정예하께서, 홍제암은 자운 큰스님과 지관 큰스님께서 대를 이어 총무원장을 역임하셨고, 원당암에는 혜암 종정예하께서 주석하신 곳을 다 참배하게 되니 얼마나 큰 공덕을 짓겠습니까?” 그렇게 제안을 드렸더니 모두들 참으로 좋아하셨습니다.

 


 

 

마침 오전에는 백만불짜리 아치형 돌다리를 지나 일타 전계대화상께서 주석하셨으며 최근 불사로 잘 정돈된 지족암을 다녀와 법회에 참석하였습니다. 법회를 마친 오후 첫 번째로 찾은 용탑은 5년 동안 불사를 해서 칠불이 휘황찬란히 빛나고 칠불보전의 금단청은 정말로 화려하였습니다. 두 번째로 찾은 홍제암은 가산 지관 대종사님의 부도탑이 제막되어 있는데 그 정교함과 섬세함, 장중함에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찾은 원당암은 삼보사찰 어디에도 없는 108평 규모의 시민선방으로 유명하여 전국의 많은 신도님들이 철철이 찾아와 수행정진하고 있으며, 혜암 종정예하의 대를 이어 원각 방장 대종사님이 열심히 지도하고 계시는 곳입니다.

 

햇빛 쨍쨍한 날씨에 두 시간 넘게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출발장소로 돌아오니 모두들 옷이 흠뻑 젖어 있었습니다. 어느 보살님이 “앞가슴에도 강물이 출렁출렁 뒷등줄에도 강물이 출렁출렁”이라고 너스레를 떠시니 모두들 함빡 웃음이었습니다.
“스님! 백련암을 수십 년 다녔지만 이렇게 스님과 도반들과 함께 종정스님들과 종단 큰스님들께서 주석하셨던 암자를 순례하게 되어 너무 너무 기쁘고 감사합니다.”는 인사를 들으며 50주년 행사를 뜻있게 마칠 수 있었음에 정말 감사한 마음이었습니다.

 

하안거 해제에 저마다 뜻한 바 결실이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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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택스님
본지 발행인
1967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1971년 백련암에서 성철스님과 첫 만남을 갖고, 1972년 출가했다. 조계종 총무원 총무부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조계종 백련불교문화재단 이사장, 도서출판 장경각 대표, 부산 고심정사 주지로 있다. 1998년 문화관광부 장관 표창, 1999년 제10회 대한민국 환경문화상 환경조형부문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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