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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와 빛의 말씀]
불생불멸不生不滅과 중도中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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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스님  /  2019 년 9 월 [통권 제77호]  /     /  작성일20-05-22 08:32  /   조회6,558회  /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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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 스님 | 대한불교조계종 제6·7대 종정

 

 



 

 

흔히 중도를 변증법과 같이 말하는데, 헤겔F.Hegel의 변증법에서는 모순의 대립이 시간적 간격을 두고서 발전해 가는 과정을 말하지만 불교에서는 모순의 대립이 직접 상통합니다. 즉 모든 것이 상대를 떠나서 융합됩니다. 그래서 있는 것이 즉 없는 것, 없는 것이 즉 있는 것, 시是가 즉 비非, 비가 즉 시가 되어 모든 시비, 모든 투쟁, 모든 상대가 완전히 사라지고 모든 모순과 대립을 떠날 것 같으면 싸움하려야 싸움할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이것이 극락이고, 천당이고, 절대세계絶對世界다 그 말입니다. 그래서 “이 법이 법의 자리에 머물러서 세간상 이대로가 상주불멸이다〔시법주법위是法住法位 세간상상주世間相常住〕.” 이 말입니다.

 

보통 피상적으로 볼 때 이 세간이라는 것은 전부가 자꾸 났다가 없어지고 났다가 없어지고 하는 것이지만, 그 실상實相 즉 참모습은 상주불멸, 불생불멸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불생불멸의 원리는 어디서 꾸어온 것인가? 그것이 아닙니다. 이 우주 전체 이대로가 본래로 불생불멸입니다. 일체 만법이 불생불멸인 것을 확실히 알고 이것을 바로 깨치고 이대로만 알아서 나갈 것 같으면, 천당도 극락도 필요 없고 앉은 자리 선 자리 이대로가 절대의 세계입니다.

 

불교에서는 근본적으로 현실이 절대라는 것을 주장합니다. 눈만 뜨고 보면 사바세계 그대로가 극락세계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절대의 세계를 딴 데 가서 찾으려 하지 말고 자기 마음의 눈을 뜨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눈만 뜨고 보면 태양이 온 우주를 비추고 있습니다. 이렇게 좋고 참다운 절대의 세계를 놔두고 “염불하여 극락 간다” “예수 믿어 천당 간다” 그런 소리 할 필요가 있습니까? 바로 알고 보면 우리 앉은 자리 선 자리 이대로가 절대의 세계입니다. 그러면 경계선은 어디 있느냐 하면 눈을 뜨면 불생불멸 절대의 세계이고, 눈을 뜨지 못하면 생멸의 세계, 상대의 세계여서 캄캄한 밤중이다 이 말입니다. … (하략) …. 

 

│1981년 1월6일, 방장 대중법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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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스님
성철스님은 1936년 해인사로 출가하여 1947년 문경 봉암사에서 '부처님 법대로 살자'는 기치를 내걸고 ‘봉암사 결사’를 주도하였다. 1955년 대구 팔공산 성전암으로 들어가 10여 년 동안 절문 밖을 나서지 않았는데 세상에서는 ‘10년 동구불출’의 수행으로 칭송하였다. 1967년 해인총림 초대 방장으로 취임하여 ‘백일법문’을 하였다. 1981년 1월 대한불교조계종 종정에 추대되어 “산은 산, 물은 물”이라는 법어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1993년 11월 4일 해인사에서 열반하였다. 20세기 한국 불교를 대표하는 인물이자 ‘우리 곁에 왔던 부처’로서 많은 사람들의 추앙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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