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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손가락 사이]
고요는 홀로 열반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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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목  /  2019 년 10 월 [통권 제78호]  /     /  작성일20-05-29 10:22  /   조회6,920회  /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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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목 | 시인 · 영남대 철학과 교수

 

고요는 자주 

눈물을 글썽인다

아무리 여름 생각을 해도 

여래는 오지 않고

목이 타들어가는 저쪽으로

어른어른 푸른 이파리들이 

불을 끄기 시작한다

그래, 자야지…이제, 

고요가 발을 씼고 

옆으로 누웠다

껴안아도 껴안아도 

자꾸만 떨어지는 나뭇잎에 

고요는 홀로 

열반에 들었다

 

 


 


 

저작권자(©) 월간 고경.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최재목
영남대학교 철학과 교수. 영남대 철학과 졸업, 일본 츠쿠바(筑波)대학에서 문학석사・문학박사 학위 취득. 전공은 양명학・동아시아철학사상・문화비교. 동경대, 하버드대,북경대, 라이덴대(네덜란드) 객원연구원 및 방문학자. 한국양명학회장 · 한국일본사상 사학회장 역임했다. 저서로 『노자』, 『동아시아 양명학의 전개』(일본판, 대만판, 중국판, 한국판), 『동양철학자 유럽을 거닐다』, 『상상의 불교학』 등 30여 권이 있고, 논문으로 「원효와 왕양명」, 「릴케와 붓다」 등 200여 편이 있다. 시인으로 등단했으며, 6권의 시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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