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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건강 기공]
영웅의 발자취 상보象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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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희수  /  2019 년 12 월 [통권 제80호]  /     /  작성일20-05-22 08:32  /   조회7,158회  /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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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희수 한의학박사 동의기공연구원장

 

불교와 연관된 동물 하면 가장 먼저 코끼리를 떠올리게 된다. 아마도 부처님의 탄생 태몽이 코끼리이기 때문일 것이다. 앞에서도 강조했지만 기공을 할 때 육체적인 움직임도 중요하지만 마음을 어디로 향하는가, 어떻게 생각하는가 하는 점이 매우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마음을 부처님께로 향하고, 생각은 부처님의 커다란 족적과 같이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하늘과 땅의 도리가 발아래 감추어져 있도다[백억건곤족하장百億乾坤足下藏].”라는 말이 있다. 부처님께서는 성도成道하시고 나서 무명無明 속에 헤매는 중생들을 깨달음의 진리 세계로 이끌어주시기 위하여, 세상을 주유하시며 커다란 발자취를 남기셨다. 그러한 부처님의 모습은 코끼리에 비유하기도 한다. 코끼리는 매우 영리하며 그 족적은 동물 가운데 으뜸이다. 코끼리는 경망스럽지 않고 기품이 있다. 육중한 체구로 용맹스럽게 나아가면 그 어떤 동물도 막을 수 없다.

 

부처님은 여러모로 코끼리와 인연이 깊다. 경전에 의하면, 부처님의 아버지 정반왕과 어머니 마야 부인은 혼인한 지 이십여 년이 지나도록 자식을 낳지 못하여 걱정하였다. 부모님뿐만 아니라 카필라국 백성 모두가 왕자가 태어나기를 간절히 바라는 가운데 마야 부인이 어느 날 밤 꿈을 꾸었다. 경전에서는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뜨거운 열기가 식은 여름밤, 시원한 바람에 깊은 잠이 든 왕비는 신비한 꿈을 꾸었다. 여섯 개의 이빨을 황금으로 치장한 하얀 코끼리가 허공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일곱 부위가 땅에 닿는 거대한 코끼리는 놀랄 겨를도 없이 성큼성큼 다가와 옆구리로 들어왔다. 알 수 없는 상쾌함을 느끼며 잠에서 깬 왕비는 왕을 깨워 꿈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른 아침 궁전의 뜰은 왕의 부름을 받고 달려온 바라문과 선인仙人들의 발걸음으로 분주했다.

 

‘들으시오. 왕비가 간밤에 여섯 개의 이빨을 가진 코끼리가 오른쪽 옆구리로 들어오는 꿈을 꾸었소. 무슨 징조이겠소?’
웅성거리던 바라문과 선인들이 한목소리로 답하였다.
‘경하 드립니다. 태몽입니다.’
국사 마하나마가 앞으로 나와 설명하였다.
‘여섯 개의 이빨을 가지고, 일곱 부위가 땅에 닿는 흰코끼리는 잠부디빠를 통일할 전륜성왕만이 가질 수 있는 보배입니다. 왕비께서 전륜성왕이 되실 왕자를 잉태하신 것이 분명합니다.’”
- 『부처님의 생애』(조계종출판사, 조계종교육원 편저, pp.25-26)

 

한편 부처님께서 태어나실 때는 2백 마리의 흰 코끼리가 앞뒤에서 인도하고 따랐는데 뭇 보배와 명주明珠를 여러 코끼리에게 늘어뜨렸으며, 자금 紫金으로 코끼리 몸을 장식하였는지라 솔솔 부는 바람에도 서로 어울려 맑은 소리를 냈으며, 비단 번기幡旗들을 달아 모두가 용감하여 전투할 수 있었지마는 그때는 세상이 화평하여 다투려는 마음이 없었으며, 권속들은 에워싸고 왕후가 계신 인비나무 아래에서 자며 호위하였다고 한다.

 

인도에서는 예로부터 흰 코끼리는 진리, 더 이상 있을 수 없는 것을 비유하기도 한다. 흰 코끼리야말로 머리는 미묘하고 위엄과 신력은 뛰어났으며 형상은 아름답고 좋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를 반연하여 32상相을 나타내 보이기도 한다. 한편 부처님의 오른쪽 협시보살로 부처님께서 중생을 제도하는 일을 돕는, 실천행에 으뜸인 보현보살이 코끼리를 타고 다니는 것도 상징하는 바가 크다.

 

1. 금강합장 기마(騎馬: 말을 탄 자세) 자세에서 음양지균陰陽之均으로 합장한 왼손의 수첨手尖은 땅을 향하고, 오른손의 수첨은 하늘을 향하여 나누어 움직여 양손이 하복부와 이마에서 멈추어 왼손바닥[좌장 左掌]은 하단전을 향하고, 오른손바닥[우장右掌]은 이마 앞에서 태양을 향한다.
2. 몸을 왼쪽으로 돌리면서 좌상보(左象步: 왼쪽 다리를 앞으로 내밀어 무릎을 굽히고 오른 무릎은 곧게 펴는 자세)를 한다. 동시에 왼손과 오른손을 크게 획호劃弧를 하여 합장을 한다.
3. 시선과 함께 합장한 손을 하늘을 향해 올려 머리 위에서 멈추고 호흡을 4회 한다.
4. 합장한 양손을 바깥쪽으로 돌려 하강下降시켜 탁기濁氣를 밀어내듯이 한다. 하단전에서 양손바닥[양장兩掌]의 노궁勞宮을 마주하여 관기貫氣 한다.
5. 호흡을 들이쉬며 양손바닥[兩掌]을 위로 향하여 가슴의 중단전까지 올린다. 양손바닥을 돌려 아래로 향하고 호흡을 내쉬며 지기地氣를 누르듯이 하여 서서히 양손을 벌려 하강下降하여 양쪽 허리에서 멈춘다.(손의 동작으로 승강장시乘降掌時에 앞무릎을 폈다 구부린다.)
6. 반대 동작으로 반복한다.
✽ 위의 입식立式 동작을 좌공坐功과 함께 한다.

 

 


 

불가기공의 상보象步는 앞무릎을 구부리는 동작으로 무술가武術家나 기공가氣功家에서 하는 가장 큰 자세로 큰 힘을 쓰는 데 매우 좋다. 이 자세를 가라테[공수도空手道]에서는 전굴前屈자세, 태권도에서는 앞굽이, 쿵푸[功夫]에서는 등산식(登山式: 산오름세), 우슈에서는 장권長拳·남권南拳, 소림기공少林氣功과 태극기공太極氣功에서는 궁보弓步라 한다. 명칭이 문파 마다 다르다. 불가기공에서는 불교와 관련있는 코끼리 자세로, 상보(象步: 코끼리 자세)라 하였다.

 

‘태상웅적’은 코끼리의 코처럼 양손을 모아 하늘을 향하여 천기天氣를 들이쉬고, 몸 안의 탁한 기운을 밀어내고, 다시 맑고 선한 에너지를 중단전까지 상승 시킨 후 다시 온화한 화기火氣를 모아 다시 하단전腎間動氣까지 하강한다. 동시에 지기地氣를 밟아 누르듯 하여 큰 코끼리같이 흔들리지 않게 한다. 이 동작은 폐가 주관하는 코를 코끼리의 코처럼 호흡하여 심폐心肺의 따뜻하고 좋은 기운을 모아 신장腎臟에 호기呼氣를 불어넣어 하체를 강화시키는 동작이다. 또한 폐활량을 늘려주고 가슴과 어깨, 팔과 손목, 다리와 허리를 강화시켜 준다.

 

『소문素問·선명오기편宣明五氣篇』에 신장은 “신주골腎主骨이라 하여 신장이 골骨을 주관한다.”라고 하였다. 『소문素問·육절장상론六節藏象論』에 신장은 “봉장封藏의 근본으로 정精이 머무는 곳이고, 그 정화가 두발頭髮에 나타나며 골骨을 충실하게 한다.”고 하였다. 『소문素問·음양응상대론 陰陽應象大論』에는 “신주수(腎主水: 신장은 물을 주관한다.), 신개규우이(腎開竅于耳: 신장은 귀에 개규된다.), 신주공(腎主恐: 신장은 두려움을 주관함)”이라 하였다. 『소문素問·조경론調經論』에서는 신장지腎藏志라 하여 “신은 지志를 저장한다.”고 했다. 지는 의지가 굳고 변함이 없다는 뜻이다.

 

한의학은 형상의학이라 할 수 있다. 신장을 잘 다스리지 못하면 부종이 생긴다. 부종이 생긴 다리를 코끼리 다리라고 하는데 이 또한 형상을 상징하는 것이다. 코끼리와 같이 신장을 잘 다스려 상아象牙처럼 치아와 뼈를 강건하게 해야 한다. 아울러 상비象鼻와 같이 호흡은 물론 물을 잘 다스려 거스름이 없게 하고, 상이象耳와 같이 귀를 잘 다스려 경청敬聽함으로 코끼리처럼 의지가 굳건하고 두려움 없는 건강한 신체와 정신을 가져야 한다.

 

‘태상웅적’은 이러한 코끼리 같은 부처님의 용맹한 힘과 지혜를 기르기 위한 자세이다. 이미 언급했듯 우리가 가장 유념해야 하는 것이 일거수일투족 좋은 마음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점이다. 마음이 반듯하고 맑으면 몸은 저절로 건강해지기 마련이다. 불가기공의 동작 하나하나는 테크닉을 연마하는 데 그 목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맑히는 데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불가기공을 통한 심신 단련은 곧 스스로를 살리고 중생을 살리는 데 있다는 점 또한 잊지 말고 부지런히 정진하길 기원하며 …. 다음호에는 제8식 후왕전허猴王前虛 불가기공을 담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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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희수

원광대 대학원에서 「단전 수련丹田修練과 정기신精氣神에 관한 연구」로 한 의학박사학위(2009)를 취득했다. 84년 격투기 한국무술 최강자, 85년 대한 킥복싱 챔피언, 2006년 일본 공수도 공심회 60 주년 기념대회 한국대표 감독, 2008년 국기원 특별위원회 태권도남북교류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대전광역시 카라테 연맹 회장을 맡고 있으며, 펴낸 책으로는 『활력기공』(예광출판사, 2010)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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