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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스님 추모 기사]
자기를 바로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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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스님  /  1998 년 9 월 [통권 제11호]  /     /  작성일20-05-06 08:33  /   조회14,091회  /   댓글0건

본문

 


 

 

자기를 바로 봅시다.

자기는 원래 구원되어 있습니다.
자기가 본래 부처입니다.
자기는 항상 행복과 영광에 넘쳐 있습니다.
극락과 천당은 꿈속의 잠꼬대입니다.

 

자기를 바로 봅시다.
자기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영원하고 무한합니다.
설사 허공이 무너지고 땅이 없어져도
자기는 항상 변함이 없습니다.
유형(有形), 무형할 것 없이 우주의 삼라만상이 모두 자기입니다. 

그러므로 반짝이는 별, 춤추는 나비 등등이 모두 자기입니다.

 

자기를 바로 봅시다.
모든 진리는 자기 속에 구비되어 있습니다.
만약 자기 밖에서 진리를 구하면,

이는 바다 밖에서 물을 구함과 같습니다.

 

자기를 바로 봅시다.
자기는 영원하므로 종말이 없습니다.
자기를 모르는 사람은 세상의 종말을 걱정하며 두려워하여 헤매고 있습니다.

 

자기를 바로 봅시다.
자기는 본래 순금입니다. 욕심이 마음의 눈을 가려 순금을 잡철로 착각하고 있습니다.
나만을 위하는 생각은 버리고 힘을 다하여 남을 도웁시다.
욕심이 자취를 감추면 마음의 눈이 열려서, 순금의 자기를 바로 보게 됩니다.

 

자기를 바로 봅시다.

아무리 헐벗고 굶주린 상대라도 그것은 겉보기일 뿐, 본모습은 거룩하고 숭고합니다. 

겉모습만 보고 불쌍히 여기면, 이는 상대를 크게 모욕하는 것입니다. 

모든 상대를 존경하며 받들어 모셔야 합니다.

 

자기를 바로 봅시다.

현대는 물질만능에 휘말리어
자기를 상실하고 있습니다.
자기는 큰 바다와 같고 물질을 거품과 같습니다.
바다를 봐야지 거품은 따라가지 않아야 합니다.

 

자기를 바로 봅시다.
부처님은 이 세상을 구원하러 오신 것이 아니오,

이 세상이 본래 구원되어 있음을 가르쳐 주려고 오셨습니다.
이렇듯 크나큰 진리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참으로 행복합니다.
다 함께 길이길이 축복합시다.

 

1982년 음 4월 8일, 부처님오신날 법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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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스님
성철스님은 1936년 해인사로 출가하여 1947년 문경 봉암사에서 '부처님 법대로 살자'는 기치를 내걸고 ‘봉암사 결사’를 주도하였다. 1955년 대구 팔공산 성전암으로 들어가 10여 년 동안 절문 밖을 나서지 않았는데 세상에서는 ‘10년 동구불출’의 수행으로 칭송하였다. 1967년 해인총림 초대 방장으로 취임하여 ‘백일법문’을 하였다. 1981년 1월 대한불교조계종 종정에 추대되어 “산은 산, 물은 물”이라는 법어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1993년 11월 4일 해인사에서 열반하였다. 20세기 한국 불교를 대표하는 인물이자 ‘우리 곁에 왔던 부처’로서 많은 사람들의 추앙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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