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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반성하며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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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소스님  /  1996 년 12 월 [통권 제4호]  /     /  작성일20-05-06 21:16  /   조회8,372회  /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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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스님문도회에서는 금년에 큰스님의 사리탑 모형을 확정하고 그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큰스님께서 열반하신 후에도 상좌들은 서로 화합하며 우애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직계상좌와 손주상좌들까지 합치면 100여 명은 족히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중생 속에 뛰어들어 열심히 포교하고 기도하며 불사에 매진한 스님들 덕분으로 포교당과 기도처도 몇 군데 생기게 되었다. 스님들이 살 공간은 확보되었지만 그것을 운영하기에는 스님들이 소임 맡기를 꺼려해서 문제가 되기도 한다.

 

 


 

 

큰스님의 상좌로서, 출가자의 본분사를 지키며 큰스님의 행적을 따르는 것이 최우선이고 보니 대부분 선원으로 다니며 정진하는 것을 최고의 덕목으로 삼는다. 그러다 보니 사리탑을 비롯한 여러 추모 사업 및 사찰 운영 등이 몇몇 스님들의 헌신적인 노력에 의존해서 추진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느 곳에 있든지 우리 스님들은 깨달음을 얻기 위해 죽을 때까지 노력해야 한다. 깨닫지 못하면 신도들의 시주물은 전부 빚이다. 결제․해제를 불문하고 일체 산문을 나서지 않고 용맹정진을 하는 경우는 예외로 하고, 승납이 10년 이상 된 문중 스님들이라면 해제철만이라도 서로의 일손을 덜어주고 사찰을 지켜주어야 할 것이다. 어려울 때 서로 도와주어야 사형․사제간의 우애도 생기는 법이다.

 

참선수행을 오래 하다 보면 성격이 단순해지고 신경이 예민해져 주위의 온갖 소음은 물론 불사까지도 귀찮게 여기기가 십상이다. 게다가 스님의 위치만이 강조될 우려도 없지 않다. 수행이 없이 교학에 더 밝은 강사와 교수스님은 남에게 감화를 줄 수 없고, 수행과 신심이 부족한 채 주지 살림에 급급하면 속인과 마찬가지의 사고에 빠져버리기 쉽다. 승려로서의 기본 자질이 닦여지지 않은 채 포교 및 종무행정의 일선에 뛰어들면 오히려 중생 속에 동화되어 버리는 경우가 가끔씩 있다. 조계종 중앙 기관에서 바쁜 소임을 사는 가운데 많은 스님들을 접하면서 가끔 이런 측면에 부딪힐 때, 내 스스로를 경책하게 된다. 공부가 철저한 스님들은 비록 어느 곳에 머물든 그 향기가 모든 사람의 마음을 조복시키기에 충분함을 큰스님께서 여실히 증명해 주시지 않았던가! 그러므로 우리 무도 스님들은 매일매일 반성하고 자기 점검을 하며 살아야 한다.

 

백련암을 비롯한 문도 스님들이 운영하는 사찰에 다니는 신도들은 다른 절의 신도들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점이 있다. 자기 기도는 자기가 하는 것이라는 큰스님의 말씀을 좇아 하루 일과를 실천하고, 1년에 네 번 아비라기도에 참석하고, 큰스님 열반일에는 칠일칠야 팔만사천배 참회기도에 참석하고, 한 달에 한 번씩 3천배를 하고, 자기를 바로 보는 참선법회에 동참하고, 능엄주를 독송하고…….

 

그래서 스님들이 나서서 시키지 않아도 우리 신도들은 절에 오면 자기가 스스로에게 약속한 절을 수없이 한다. 그러다 보니 어쩌다 마음을 내어 문도 사찰을 찾은 초심자나 다른 절의 신도가 법회나 기도에 동참하였다가는 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가 죽어버리고 마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런 힘든 기도와 참회를 오래 해 온 보살들 가운데는, 대승보살도에 입각한 진정한 신앙생활을 하기 보다는 오히려 개인적인 신앙에 빠진 신도들도 적지 않은 것 같다. 힘든 기도 속에 자기 나름대로 생긴 경계와 자부심에 빠져 아상만 잔뜩 높아진 신도들이 있다. 이런 부류의 신도들은 스님을 험담하거나 폄하하기도 하고 기본적인 예의인 인사도 할 줄 모르며, 신도로서 불․법․승 삼보에 대한 기본적인 의무가 결여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절을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 경제적으로 넉넉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회적으로 지위가 높고 낮은 사람, 나이가 많고 적은 사람 등 자기 패거리가 형성되기 십상이다. 절에서 일이 있을 때도 보면, 궂은일 하는 사람만이 항상 궂은일을 한다. 사람은 평소에 사소한 일들을 보면 그 사람의 됨됨이를 알 수 있다. 사소한 일에 꼭 자기 이익만 챙기는 사람들은 큰 일이 생길 때도 꼭 자기 이익을 우선 챙기는 것이다. 『금강경』에 보면, 아상․인상․중생상․수자상을 가지면 보살이 아니라고 했는데, 우리 신도들은 이런 잘못된 신앙형태에 빠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잘못된 관념과 행동을 가지고는 백년 절에 다녀 봐야 아무 공덕이 없다.

 

큰스님 말씀대로, 자기 기도를 분명 자기가 하고 참회도 스스로 해야 한다. 그럴수록 자기를 위한 이익을 버리고 남을 위하는 마음, 스님을 참으로 존중하고 우러르는 마음, 자기를 치장하는 겉모습을 떨치고 본래 모습을 확연히 깨치는 마음, 자기 속에 자라고 있는 교만심과 무지를 뽑아내야 한다. 그럴 때만이 진정 큰스님의 가르침을 제대로 따르는 불제자가 될 것이다.

 

일부 신도들의 잘못된 신행관을 뜯어고치기 위해 성철스님문도회에서는, 큰스님 추모사업인 사리탑 불사 외에 눈 푸른 수행자들을 위한 선어록의 계속적인 간행, 불교학에 종사하는 이들의 연구열을 높이기 위한 연구비 지원 사업 및 강좌 개설, 자기를 바로 보는 시민선방의 운영,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사회복지사업, 방생을 통한 생명 존중 및 환경 보존 등을 계속 실천해 나갈 것이다.

큰스님께서는 평소에 늘 말씀하셨습니다.

 

“자기를 바로 봅시다.”
“남을 위해 기도합시다.”
“남 모르게 남을 도웁시다.”
“매일매일 반성하고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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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소스님
해인사로 출가하여 1978년 성철스님을 은사로 모셨다. 해인사승가대학, 율원, 중앙승가대학을 졸업하고 동국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제방선원에서 정진을 했으며,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사회국장, 중앙승가대학교 수행관장, 외래강사, 도서관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정릉동 삼정사에 거주하면서 지역포교와 참선 보급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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