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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판화]
영원한 자유와 행복의 세계, 극락장엄도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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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학  /  2023 년 1 월 [통권 제117호]  /     /  작성일23-01-05 10:43  /   조회2,819회  /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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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판화 18 |‘관경 만다라’ 이야기⑪ 

 

관경만다라의 중앙 부분인 극락장엄도極樂莊嚴圖는 초중부터 8중까지 여덟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번에 다룰 부분은 5중이다. 5중은 지관池觀(보배 연못)이 그려져 있다. 중앙의 제 5중 지관도 선도대사 현의분의 뜻을 담아 나타낸 것이다. 『무량수경』에는 5중 지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하고 있다.

 

극락세계의 팔공덕수

 

“극락 강당 좌우에는 연못이 교차하여 흐르고 있고, 길이와 넓이 깊고 얕음이 모두 개개인의 마음이 바라는 대로 이루어지니, 그것이 10유순, 20유순에서 백 유순까지 이르게 된다. 그 연못의 물은 맑고 투명하며, 향기롭고 깨끗하여 8종의 공덕을 갖추고 있다.

 

사진 1. 극락장엄도 5관(지관).

 

그곳의 중생이 이 보배 연못을 건너거나 목욕을 하면서 연못의 물이 발까지 이르기를 원하거나, 무릎까지 이르기를 원하거나, 겨드랑이까지 이르기를 원하거나, 목까지 이르기를 원하거나, 온몸을 적시기를 원하거나, 혹은 연못의 물이 차갑기를 원하거나, 따뜻하기를 원하거나, 빨리 흐르기를 원하거나, 느리게 흐르기를 원하면 그 연못의 물이 낱낱 중생의 뜻에 맞추어 정신을 상쾌하게 하고 몸을 쾌척하게 해 준다.”

 

사진 2. 극락장엄도 5관(지,연못관).

 

경전에서는 이상과 같이 보배 연못에 대해 상세하게 기술하고 있다. 중앙 제5중 보지관의 보물 연못은 천수 극락의 물로 팔공덕수, 즉 중생이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자비의 물이다. 5중 지관에는 우궁전 불보살과 좌궁전 불보살이 좌우에 그려져 있다.

 

사진 3. 5보지관,우궁전불공양 .
사진 4. 5보지관,좌궁전불공양.

 

마주보고 있는 불보살의 그림은 각각 빈 궁전과 1불 9보살의 무대가 나타나 있다. 이 무대는 아미타의 본국을 나타내고 있으며, 뒤에 있는 궁전은 중생의 본가인 서방 극락을 빈 궁전으로 표현하였다. 아직 태어나지 않은 중생의 왕생을 기다리는 불보살의 그림이다.

 

서상상인의 여관의 비유

 

일본의 정토종 법연의 제자인 서산상인은 여관의 비유를 인용하여 이 부분을 설명하고 있다. 여관에는 주인이 없으면 더렵혀지고 손상되고 말지만 주인이 있으면 수선하고 보수를 하여 지키기 때문에 유지된다. 마찬가지로 극락도 주인인 아미타부처님과 제 보살이 있어 수호하고 항상 손님 맞을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에 중생의 영원한 행복과 안락의 세계인 극락의 본가가 지켜진다는 것이다.

 

 

사진 5. 5보지관, 좌방 삼궁전.

 

바로 극락세계는 중생의 왕생으로 장엄하게 되는 것이며, 극락에 태어나지 못한 중생을 위하여 극락을 세우고 모든 중생을 기다리는 것이다. 중생이 왕생하지 못하면 극락의 장엄이 소용이 없듯이, 여관을 차렸더라도 나그네가 묵지 않으면 소용이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중생의 왕생을 위해 불보살이 극락장엄도에 많이 그려져 있는 것은 중생왕생을 위해 극락이 존재함을 나타내 주고 있는 장면이다.

 

닫힌 문과 아미타불의 본원력

 

다음으로는 중생을 맞이하는 좌우 불보살의 가운데에는 좌우로 세 개의 궁전이 펼쳐져 있는 그림이 나타난다. 우측에 3개의 궁전이 나타나며, 삼궁전은 정산, 염불, 내영이며, 흔정연欣淨緣(정토를 좋아하다)으로 석존이 위제희 왕비에게 보인 구방 정토의 모습이다. 

첫 번째로 문을 닫고 사람이 없는 궁전은 지혜 정산의 자리로 범부인 중생은 서방극락 이외의 정토에 왕생할 수 없다는 뜻이다.

 

 사진 6. 5보지관, 우방 삼궁전

 

두 번째 궁궐은 자비, 지혜가 구족된 염불을 나타낸 것이다. 밝은 안쪽을 어둡게 하므로 염리예토厭離穢土(사바의 더러움을 싫어하고 불가에 인연 맺는 것을 좋아하는 일)를 나타내고 있다. 창살은 안을 밝게 하니 흔구정토欣求淨土(더러움이 없는 정토에 들어가고 싶다)를 나타낸 것이며, 보살 두 분은 자비와 지혜 구족의 염불을 나타내고 있다.

 

세 번째 궁궐은 자비내영이고 장막을 거는 것은 안과 밖을 사이에 두고 사바와 정토를 나타내는 것이며, 장막을 올리는 것은 사바와 정토를 통하게 하는 것이다. 과자 11그릇은 내영의 맛으로 출리생사出離生死(생사윤회를 하는 괴로움의 세계에서 벗어나 열반의 세계로 들어감)와 왕생극락으로 일대 불법의 맛을 상징하는 것이다.

 

왼쪽의 삼궁전은 오른쪽의 구방정토에 대해 서방의 정토를 나타내는 그림이다. 좌측의 삼궁전도 첫 번째 궁전도 문이 닫혀 있는 것은 중생의 지혜로 범부왕생은 불가능하며, 부처님의 자비로 왕생을 이루는 것을 뜻한다. 즉 부처의 힘에 의해 왕생을 얻게 됨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정토교의 핵심인 아미타부처님의 본원에 의지해야 극락왕생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강조하기 위해 문이 닫혀 있는 것이다.

 

두 번째 궁궐에서 발을 올리고 있는 것은 자비의 염불로 정토와 예토 내외를 모두 밝게 하는 자비의 법문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살 두 사람은 자비와 지혜구족의 염불을 나타내고 있다. 

세 번째 궁전은 자비내영이고 답례품을 올리는 것은 내외를 평등하게 하여 정토淨土와 예토穢土를 통하게 한다는 뜻이다. 열한 그릇의 과자는 아미타여래가 아직 극락에 태어나지 않은 중생을 위해 본가의 정토를 차리고 중생왕생을 외치며 기다리는 모습이다.

 

아미타부처님은 우리 범부를 위해 진수성찬을 준비해서 빨리 오라고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극락장엄도에는 아미타부처님이 우리 중생을 위해 끊임없이 자비의 손길을 펼치시고 있는 모습이 중첩되고 있다. 특히 중앙 5중 지관에서는 극락은 중생이 왕생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듯이 아미타부처님이 극락을 지키면서 우리 중생을 극락으로 인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아미타부처님의 지혜와 자비의 손을 잡고, 영원한 안락과 평안의 세계인 극락왕생하기를 두 손 모아 다시 한 번 발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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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학
동국대학교 불교미술학과를 졸업하고 낙산사에서 출가, 국방부 법당 주지 등 15년 간 군법사로 활동한 후 1998년 치악산 명주사를 창건했다. 한양대 대학원에서 박물관교육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명주사 주지, 한국고판화학회, 한국박물관교육학회 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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