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판화]
인간적 면모 지닌 수도자 사실적 묘사
페이지 정보
한선학 / 2021 년 7 월 [통권 제99호] / / 작성일21-07-05 10:20 / 조회8,063회 / 댓글0건본문
불교판화 7 | 16나한도羅漢圖 일본 에도시대

판화는 ‘판을 활용하여 찍어낸 그림’이라고 정의하듯이, 인쇄와 그림의 복합성을 띄고 있다. 인쇄의 시작이 부처님 말씀을 전해주는 수단으로 목판에 불경을 새겨 종이에 찍어내면서 시작되었고, 판화도 부처님의 얼굴을 도장 형식으로 새겨 찍은 불인佛印에서 시작하였다. 범어와 불인이 결합된 다라니가 만들어졌으며, 불경의 내용을 그림으로 압축하여 책속에 삽화로 등장하면서 변상도도 제작되어 본격적인 판화의 발전을 가져 왔다.

예배의 대상이 되었던 불화가 목판화로 제작되면서 예술 판화로도 발전되었다. 처음 흑백으로 시작되었던 판화는 흑백의 테두리 선을 찍은 후에 채색을 붓으로 입히는 원시적인 채색판화를 거쳐 여러 장의 목판으로 인출하는 다색판화로 개발되어 불자들의 예배의 대상이 되었다. 이번 달부터는 다색으로 만들어진 불화판화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사진 2. 16나한도 부분. 가운데 석존, 왼쪽 아난 존자, 오른쪽 가섭 존자.
고판화박물관에는 지난달에 소개한 티베트 델게인경원의 16나한도를 비롯하여, 중국의 관휴의 16나한도, 일본의 채색 16나한도, 에도시대의 다양한 오백나한도, 2년 전 고판화박물관 ‘나한’ 판화 특별전을 통해 최초로 공개되어 많은 화제를 모은 고려불화 오백나한도를 에도시대에 실물 크기로 목판화로 탄생시킨 ‘오백나한도 목판화’등 다양한 판화 나한도가 소장되어 있다. 이 가운데 나한 관련 불화판화를 마무리하는 의미로 일본 에도시대에 제작된 16나한도 채색판화를 소개해 본다.

이 판화는 흑백의 테두리 선을 찍은 후에 붓으로 색깔을 입히는 다색판화이다. ‘나한羅漢’은 아라한Arahat를 줄인 말이며, ‘세상에 존경을 받을 만한 자격이 있는 수행자’의 의미를 갖고 있다. 나한은 10대 제자와 16나한, 18나한, 500나한, 1250나한 등이 있으며, 불보살과 달리 인간적인 면모를 지닌 수도자들로서 항상 친근한 믿음의 대상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화면의 중심에는 석가모니불과 좌우에 가섭과 아난존자가 시립하고 있으며, 소나무 아래에 앉아 원숭이로부터 꽃을 공양 받는 나한과 용과 함께 등장하는 나한, 탑을 들고 있는 나한 등 네 명의 나한이 그려져 있다.


그 아래쪽으로는 호랑이와 노니는 나한을 비롯하여 불자를 들고 있는 나한 등 세 분의 나한이 등장하고 있으며, 계곡을 건너 왼쪽으로 이동하면, 경상의 경전을 읽고, 사자와 함께 있는 나한과 폭포에 떨어지는 물을 주전자에 담는 나한 등 네 분의 나한이 등장하고 있으며, 바로 위쪽으로 금강저 등을 들고 있는 나한 네 분 등이 등장하여 16나한이 화면을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다. 16나한에 등장하는 나한의 존자명은 나라마다 틀려 어떤 특징만으로 특정하기 어려워 존자들의 이름을 표기하지 못했다. 나한 연구가 진행되어 나한의 이름을 특정特定하게 되었으면 좋겠다.


저작권자(©) 월간 고경.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많이 본 뉴스
-
카일라스산 VS 카일라사 나트
『고경』을 읽고 계시는 독자께서는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현재 필자는 히말라야의 분수령에 서 있다. 성산聖山 카일라스산을 향해 이미 순례길을 떠났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나의 앞다리는 티베트의 땅을 …
김규현 /
-
기후미식의 원형 사찰음식
사찰음식은 불교의 자비와 절제, 공존의 정신을 바탕으로 합니다. 자연의 모든 생명을 귀하게 여기며, 생명을 해치지 않고도 풍요를 느낄 수 있다는 믿음에서 비롯된 음식 문화입니다. 인공조미료나 육류를…
박성희 /
-
동안상찰 선사 『십현담』 강설⑧ 회기迴機
성철스님의 미공개 법문 12 회기라! 기틀을 돌린다고 해도 괜찮고, 돌려준다고 해도 괜찮고, 경계에서 한 바퀴 빙 도는 셈이야. 열반성리상유위涅槃城裏尙猶危&…
성철스님 /
-
소신공양과 죽음이 삶을 이기는 방법
만해 선생이 내 백씨를 보고,“범부, 중국 고승전高僧傳에서는 소신공양燒身供養이니 분신공양焚身供養이니 하는 기록이 가끔 나오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별로 눈에 띄지 않아…” 했다.내 백씨는 천천히 입을 …
김춘식 /
-
법안문익의 오도송과 게송
중국선 이야기 57_ 법안종 ❹ 중국선에서는 선사들의 게송偈頌을 상당히 중시하고 있다. 본래 불교는 십이분교十二分敎(주1)로 나누고 있으며, 그 가운데 운문韻文에 해…
김진무 /
※ 로그인 하시면 추천과 댓글에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