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및 특별서평]
초기·대승 불전 주요 내용 한 권에 집약
페이지 정보
이규만 / 2019 년 12 월 [통권 제80호] / / 작성일20-05-22 08:32 / 조회6,316회 / 댓글0건본문
이규만 불교시대사 대표
초기불전과 대승 경전의 주요 내용을 집약적으로 정리한 책이 나왔다. 불교시대사에서 최근 출간 된 『허공의 몸을 찾아서–인간의 완성』(사진)이 그것. 수많은 경전의 핵심을 한 권에 집약한 이 책을 통해 불교가 어떤 종교인가를 알 수 있다. 불교를 이해하고, 인간의 마음도 이해를 하고, 결국에는 인간을 완성시키는 길을 찾을 수 있을 것 이다. 붓다는 ‘인간을 완성시킨 사람’을 말한다. 붓다가 이루어놓은 길을 우리는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이 책은 불교를 이해하는데 지름길을 제공할 것이다.
우주는 허공을 통해 덕을 베풀고, 사람은 빈 마음을 통해 큰 자유를 얻는다. 허공은 빈 그릇이다. 그만큼 채울 수 있는 공간이 넓게 펼쳐져 있다. 인간의 마음도 허공만큼 넓은 능력을 가지고 있다. 허공은 집착할 것이 없으므로 걸림이 없다. 얻을 것도 없고 얻고자 하는 것도 없다. 그래서 아무런 걸림 없는 대자유다. 해방이다. 이것을 이해했다면 바로 해탈이고 인간완성이다. 모든 경전들은 마음의 허공을 알리고, 마음의 허공을 이용하는 법을 가르친다. 허공은 『반야경』의 공空이요, 『법화경』의 일승一乘이다. 또 『기신론』의 일심一心이고 『열반경』의 불성佛性이며 『화엄경』의 여래성如來性이다. 이 책은 일승, 일심, 불성, 여래성을 소개한 책에 다름 아니다. 아래는 책 가운데 일부이다.
“젊었을 때 힘이 세고 강했던 늙은 코끼리가 물을 마시려고 늪에 들어갔다가 그곳에 빠졌다. 상황을 살펴 본 조련사는 사람의 힘으로는 도저히 코끼리를 끌어올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꾀를 내어 군악대를 불렀다. 군악대로 하여금 힘차고 씩씩한 군악을 연주하게 했다. 그 음악을 들으면서 늪에 빠진 코끼리는 자신이 전쟁에 나가는 듯한 기분을 일으키며 힘을 모아 몸을 늪으로부터 솟구쳐서 언덕으로 올라왔다. 그 광경을 목격한 비구들이 그 사실을 부처님께 사뢰자 부처님은 게송을 읊으셨다.
마음을 집중해서 힘차게 수행하여 자기마음을 잘 다스려라.
늪 속의 코끼리가 자기 힘으로 늪을 빠져 나오듯
너희도 번뇌의 늪에서 스스로 빠져 나오라.” -본문 pp.25-26-
“‘나는 그대들을 깊이 존경하고 감히 업신여기지 아니하노니, 왜냐하면 그대들은 다 보살의 도를 행하여 부처가 될 것이기 때문이니라.’ 보는 이에게 마다 이런 말을 하매, 그런 말을 듣고 화를 내고 고약한 마음을 품는 이들이 있어서 욕설을 퍼부었느니라. ‘이 머저리, 무녀리 같은 비구는 어디에서 굴러왔는가? 네가 우리에게 부처가 되리라 하고 수기를 주나, 우리는 이런 거짓된 수기를 믿지 아니하니 다시는 그런 말을 하지 말라.’ 상불경보살은 이와 같이 많은 사람들로부터 욕을 먹어도 끊임없이 ‘나는 그대를 업신여기지 아니하노니 그대는 반드시 부처가 될 것이니라.’라는 말을 되풀이하곤 했느니라.” - 본문 p. 410-
저자 지명 스님은 동진 출가해 범어사 강원과 동국대학교 불교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필라델피아 템플대학교 종교학과에서 철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의왕 청계사, 속리산 법주사, 괴산 각연사 주지를 역임하고 안면도에 안면암을 창건하였다. 현재 과천 안면암 포교당에 주석하고 있다. 저서로는 『깨침의 말씀 깨침의 마음』, 『큰 죽음의 법신』, 『무로 바라보기』, 『진흙이 꽃을 피우다』 등이 있다.
저작권자(©) 월간 고경.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많이 본 뉴스
-
‘옛거울古鏡’, 본래면목 그대로
유난히 더웠던 여름도 지나가고 불면석佛面石 옆 단풍나무 잎새도 어느새 불그스레 물이 들어가는 계절입니다. 선선해진 바람을 맞으며 포행을 마치고 들어오니 책상 위에 2024년 10월호 『고경』(통권 …
원택스님 /
-
구름은 하늘에 있고 물은 물병 속에 있다네
어렸을 때는 밤에 화장실 가는 것이 무서웠습니다. 그 시절에 화장실은 집 안에서 가장 구석진 곳에 있었거든요. 무덤 옆으로 지나갈 때는 대낮이라도 무서웠습니다. 산속에 있는 무덤 옆으로야 좀체 지나…
서종택 /
-
한마음이 나지 않으면 만법에 허물없다
둘은 하나로 말미암아 있음이니 하나마저도 지키지 말라.二由一有 一亦莫守 흔히들 둘은 버리고 하나를 취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생각하기 쉽지만, 두 가지 변견은 하나 때문에 나며 둘은 하나를 전…
성철스님 /
-
구루 린뽀체를 따라서 삼예사원으로
공땅라모를 넘어 설역고원雪域高原 강짼으로 현재 네팔과 티베트 땅을 가르는 고개 중에 ‘공땅라모(Gongtang Lamo, 孔唐拉姆)’라는 아주 높은 고개가 있다. ‘공땅’은 지명이니 ‘공땅…
김규현 /
-
법등을 활용하여 자등을 밝힌다
1. 『대승기신론』의 네 가지 믿음 [질문]스님, 제가 얼마 전 어느 스님의 법문을 녹취한 글을 읽다가 궁금한 점이 생겨 이렇게 여쭙니다. 그 스님께서 법문하신 내용 중에 일심一心, 이문二…
일행스님 /
※ 로그인 하시면 추천과 댓글에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