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탁소리]
신축년辛丑年 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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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택스님 / 2021 년 1 월 [통권 제93호] / / 작성일21-01-23 15:04 / 조회6,760회 / 댓글0건본문
2021년 신축년辛丑年은 소납이 출가한지 49년을 지나 50년이 되는 해입니다. 세수 78세가 되니 팔, 다리, 허리, 어깨가 슬슬 아파옵니다. 성철 종정예하를 백련암에서 생전에 모시길 22년, 열반에 드시고 백련암에 머문 지는 27년을 지나 28년이 시작되는 해입니다. 그 세월을 되돌아보니 1991년 『백련불교논집』의 창간호를 낸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30년 세월이 훌쩍 지나가 버렸습니다. 1981년 1월 성철 큰스님이 종정에 추대되시고 그해 12월에 『선문정로』를 출간하셨는데, 불교학계에 때 아닌 돈·점 논쟁을 촉발 시켰습니다. 학술활동을 시작한 것은 성철 큰스님의 가르침을 학술적으로 뒷받침하고 나아가 불교학 발전과 불교인재 발굴에 기여하겠다는 포부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백련불교논집』 창간호의 발간사에서 “불교문화를 되찾아야 한다.”; “불교정신을 길러야 한다.”; “불교학자를 길러야 한다.”는 세 가지를 해야 할 과제로 설정했습니다. 이를 위해 “연구기관을 설립하고 불교학에 대한 전문 학술지를 간행 할 것”을 공언했습니다. 그런 다짐을 실천하기 위해 성철사상연구원의 활동을 꾸준히 진행해 왔고 학술연찬회도 매년 개최하여 성철 큰스님의 가르침에 대한 조명과 불교학 발전에 기여하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그러나 성철 종정예하께서 1993년 11월 열반에 드시고 10여년의 세월이 지난 뒤 불교학계에서 돈점논쟁에 대한 발표도 점점 드물어지고, 보조 국사에 대한 1세대 학자들도 세상을 떠났습니다. 2006년 들어 제16집을 끝으로 『백련불교논집』을 정간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창간 때 공언했던 다짐을 지키지 못한 것이 마음 한구석에 큰 아쉬움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그러던 차 조병활 박사가 10여년 공부하고 돌아와 성철사상연구원 원장으로 부임해 성철 큰스님과 불교학 연구에 대한 계획을 다시 입안하고, 서재영 박사가 결합하여 학술연구의 실무를 맡으며 가슴에 담아 두었던 계획을 추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조병활 박사는 그동안 월간지 『고경』을 통하여 2년여 동안 『조론』 본문과 위진남북조·수·당·송·명대의 주석서를 번역했으며 티베트불교 관련 책도 몇 권 우리말로 옮겼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10월24일 중앙신도회 3층 회의실에서 ‘퇴옹성철 스님의 불교관 연구 1’이라는 주제로 추계 학술연찬회를 열었는데, 기조발제자인 조병활 박사가 「퇴옹성철의 불학체계와 그 특징」을 발표했습니다. 그 논문을 읽다가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어느 누구도 큰스님의 귀중한 저서인 『백일법문』, 『선문정로』, 『본지풍광』 등 세 권을 중심으로 성철 큰스님의 사상을 일목요연하게 분석·정리한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추계 학술연찬회를 마치고 조병활 원장이 그동안 준비해온 일들을 보고 했습니다. 보고를 받고 “성철 큰스님의 법문과 정보, 성철사상연구원의 학술정보와 논문열람이 편리하도록 온라인 전법매체의 성격을 확대하고, 그동안 성철 큰스님을 주제로 진행된 학술논문에 대한 조사를 통해 「연구논문 목록」을 정리하고, 해당 논문을 취합하여 퇴옹학 연구에 기초 자료가 될 수 있도록 하며, 『백련불교논집』을 『퇴옹학보退翁學報』로 이름을 바꿔 복간復刊”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결정에 따라, 지난해 추계학술연찬회에서 발표됐던 다른 논문 여섯 편을 정리해 『퇴옹학보』 제17집을 지난해 연말에 발간했습니다. 지난해 진행해온 이런 작은 초석을 바탕으로 향후 성철 큰스님에 대한 수행과 사상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퇴옹학보』를 잘 육성하여 불교학과 불교인재 발굴에 기여하겠다는 초심을 실현하는데 성심을 다하고자 합니다.
그동안 발표된 성철 큰스님에 대한 연구 논문은 150여 편이 넘었고, 석·박사 학위논문도 몇 편 나왔습니다. 그럼에도 큰스님의 넓고 깊은 수행과 사상을 충분히 담아냈다고 보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이 제자弟子 된 저의 생각입니다. 이에 조병활 원장님이 주축이 되어 체계적인 연구계획을 수립하여 미진한 부분에 대한 연구를 하나씩 보완하여 성철 큰스님의 불학연구에 금자탑을 쌓아주기를 바랍니다. 『퇴옹학보』 제17집이 저에게는 무엇보다 큰 선물입니다. 학자들이 많은 논문을 『퇴옹학보』에 기고하고, 『퇴옹학보』가 불교학 발전에 크게 기여하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고경』 독자들께서도 『퇴옹학보』의 속간續刊을 기뻐해 주시고 불교학 발전과 불교인재 양성에 큰 관심 가져 주시기 바랍니다. 새해엔 원하시는 모든 일들이 뜻대로 성취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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