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책소개
산방야화의 저자인 천목 중봉스님의 저서이다. 「산방야화」에 대한 비난과 오해를 해명하려고 쓴 책으로 설명체로 되어 있다. 중봉스님은 선풍은 날로 쇠퇴해 가고 신심은 더욱 얕아져 가는 때에 달마스님의 바로 가리키는 선(直指之禪)을 종宗으로 삼아 돈오돈수 사상을 널리 폈으며, 유생들의 불교 비난에 대해서도 설득력 있게 비판하고 있다.저자소개
천목중봉(天目中峰, 1263~1323) 스님은 남송(南宋) 말에서 원(元)나라 초기에 활동하였다. 절강성(浙江省) 항주(杭州) 전당(錢塘) 출신으로 속성은 손(孫) 씨이다. 15세에 5계를 받고 나서 『법화경』, 『원각경』, 『금강경』, 『전등록』 등을 두루 열람했다. 24세(1286년)에 천목산(天目山) 사자원(師子院)에서 고봉원묘(高峰原妙, 1238~1295) 스님을 참례(參禮)하고 이듬해(1287년)에 구족계(具足戒)를 받아 달마스님의 29세이자 임제스님의 15세 법손(法孫)이 되었다. 이로부터 천목산(天目山), 환산(?山), 금릉(金陵), 변산(弁山), 경산(徑山), 육안산(六安山), 중가산(中佳山), 단양(丹陽), 평강(平江), 오강(吳江), 진강(鎭江) 등에 머무르면서 수행에 전념하였다. 스님의 도덕과 법력이 차츰 알려져 마침내 원나라 인종(仁宗) 임금까지도 감화되어 ‘불자원조광혜선사(佛慈圓照廣慧禪師)’라 호를 내리고 금란가사를 보내오기도 했다.목차
개정판을 발간하면서… 004해제(解題)… 007
東語西話… 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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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어서화 - 상
●개정판을 발간하면서 … 004
해제(解題) … 007
東語西話 … 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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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어서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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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마음이 부처라는 말의 참뜻은 무엇인가? … 018
2. 생사대사가 왜 중요한가? … 022
3. 환법의 정체란 무엇인가? … 025
4. 말로써 성품을 깨칠 수 있는가? … 029
5. 병고가 양약이 되는 까닭은 무엇인가? … 034
6. 사찰을 잘 보호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 038
7. 신광(神光)이란 무엇인가? … 043
8. 복과 재앙의 근본은 무엇인가? … 048
9. 모든 곳에 도가 있다는 뜻은 무엇인가? … 053
10. 인연이란 무엇인가? … 057
11. 근본적인 수행의 태도는 무엇인가? … 061
12. 불법에 깊고 얕음이 있는가? … 067
13. 시비를 따지는 이유가 무엇인가? … 070
14. 공(空)·가(假)·중(中) 3제(三諦)의 뜻은 무엇인가? … 074
15. 애증심으로 도를 깨칠 수 있는가?… 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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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어서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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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불교의 비방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 088
2. 불신(佛身)이 법계에 충만하다는 뜻이 무엇인가? … 098
3. 법신의 참뜻은 무엇인가? … 107
4. 백장 선림청규가 바로 가리키는 도에 어긋나는가? … 112
5. 자심의 현량(現量)이란 무엇인가? … 119
6. 시비를 가리는 마음은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가? … 124
7. 내가 살아온 길[天目中峰]…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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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어서화 속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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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별전인 선은 교와 다른가? … 134
2. 방편은 깨달음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되는가? … 140
3. 교화의 성쇠는 무엇에 달렸는가? … 148
4. 선가에서는 왜 의미 없는 말들을 사용하는가? … 153
5. 평상심이 도라고 하는 말뜻은 무엇인가? … 168
6. 반야의 정체는 무엇인가? … 179
7. 지관(止觀)의 참뜻은 무엇인가? … 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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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어서화 속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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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견해와 병통[見病]은 무엇...(하략)
책속으로
마음이 부처라는 말의참뜻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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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가까이에 있으면서도 볼 수 없는 것이 눈이고, 아주 친한 듯하지만 알 수 없는 것이 심성(心性)이다. 눈은 직접 볼 수 없다 해도 거울에 비추면 볼 수 있다. 그리고 심성은 그냥 알 수는 없지만 투철하게 깨달으면 알 수 있다. 투철하게 깨닫지도 못하고 심성의 심오한 이치를 알려는 것은, 마치 거울을 버리고 자기의 눈을 보려는 것과 같다.
옛날 대매산(大梅山)에 머무시던 법상(法常, 752~839)1스님이 마조(馬祖, 709~788)2스님에게 “부처님이란 무엇입니까?” 하고 묻자 “마음이 부처님이다[卽心是佛].”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법상스님은 이 말을 듣고 그 자리에서 열 개의 태양이 일시에 비추듯 모든 미망과 번뇌가 한순간에 사라졌다. 그리고는 바로 대매산으로 가서 마음도 아니고 부처도 아닌 곳에 자신을 한결같이 맡겨 버렸다. 이것이야말로 투철하게 깨달은 좋은 본보기이다.
이로부터 “마음이 부처이다”라는 말이 온 세상에 퍼졌으니, 이것은 현묘(玄妙)함을 참학(參學)하는 상근기 인재뿐만 아니라, 일개 장사치나 부엌데기나 아녀자까지도 말할 때면 “마음이 바로 부처이다.”라는 말을 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그러나 막상 “마음이 무엇이냐?”고 다그쳐 질문하면 망연하여 아무것도 모른다. 이런 무리들은 그만 두고 말하지 않더라도, 더러는 평소에 참선 공부한다고 자처하는 수행자들이 그 심체(心體)를 노래하고 읊조려 지적하기는 마치 얼굴이 거울 속에 선명하게 비추듯이 한 터럭도 감추지 않고 분명하게는 한다. 그러나 법상스님이 도달한 경지를 구하는 데에서는 하늘과 땅의 차이이다.
무엇 때문에 그렇게 될까? 법상스님은 투철하게 깨달은 것이고, 그 밖의 사람들은 다만 알음알이로 이해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저 알음알이로 이해한 사람은 말은 오히려 교묘할지 몰라도 그 종지에는 도리어 어두우며, 말이 기묘하면 기묘할수록 이치는 더더욱 혼미해진다.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했다.
“눈을 비출 거울은 구할 수 있지만 심성을 밝히는 말씀에 관한 요점을 들어보질 못했습니다.”
그래서 내가 대답했다.
머리말
개정판을 발간하면서해인사 백련암으로 출가한 몇 년 후 성철 큰스님께 여쭈었습니다.
“스님! 불교는 왜 인도에서 번성하지 못하고 쇠하여졌습니까?”
“이놈아! 불교가 어려워서 인도에서 쇠해버렸다.”
큰스님의 말씀을 듣는 순간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 멍하였습니다. “불교가 어렵다.”고 하신 그 말씀을 우리 모두의 화두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불교가 어렵다”는 뜻은 “부처님의 말씀을 단순히 이해하고 사는 것이 아니라 부처님 말씀의 진리를 깨쳐서 부처님 마음과 자기의 마음이 하나가 되어 자유롭게 세상을 살아가는 그 실천을 이루기가 옛날에도 어려웠고 지금도 어렵고 내일에도 어려운 것”이라고 성철 큰스님께서 우리들에게 가르침을 주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참선을 통한 깨달음의 길을 대중들이 쉽게 걸어가길 바라셔서, 성철 큰스님께서는 30여 년 전에 선어록을 한글로 번역하여 발간토록 당부하셨습니다. 1987년 11월에 출판사 ‘장경각’을 합천군에 등록하여 그 후 6년에 걸친 작업 끝에 <선림고경총서> 37권을 1993년 10월에 완간하였습니다.
그러나 책의 제목이 한문으로 쓰였고, 원문을 부록으로 실어서인지 독자들에게 널리 읽히지 못하고 종이책은 10여 년 전에 절판되고 교보문고의 전자책으로만 겨우 살아 있습니다.
30대 이하의 세대가 한문을 모르는 한글전용세대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우선 <선림고경총서> 중에서 가장 요긴한 선어록을 골라서 ‘성철스님이 가려 뽑은 한글 선어록’이라 이름하여 우선 10권을 출판하려고 합니다.
2017년 정유년 2월부터 매달 한 권씩 한글세대를 위해 쉽고 자세한 주석을 각 장의 뒤에 붙여서 발간하게 되었습니다. 인문학 분야의 많은 책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만 참선에 관한 좋은 인문학 서적이 부족한 이때 맑은 참선 지도의 도서가 되기를 바랍니다. 독자 여러분들에게 선의 안목을 열어주는 좋은 인연이 맺어지기를 희망합니다. 야보선사의 게송을 한 구절 소개합니다.
대나무 그림자가 섬돌을 쓸어도 먼지 하나 일어나지 않고
달빛이 연못 속 밑바닥에 닿아도 물에는 흔적 하나 없구나.
죽영소계진부동 월천담저수무흔
竹影掃階塵不動 月穿潭底水無痕
2017년 2월 우수절
해인사 백련암
원택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