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에 맞게 성철 스님이 남긴 정신 전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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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0-06-04 16:46 조회15,702회 댓글0건본문
시대에 맞게 성철 스님이 남긴 정신 전하고파
[불서를 만드는 사람들] 장경각
때 아닌 봄눈이 내린 3월 4일 서울 종로에 위치한 도서출판 장경각(대표 원택)을 찾았다. 서울 한복판에서 ‘장경각’이라는 이름이 과연 어울릴까 싶었으나 조계사 앞마당이 훤히 보이는 이곳의 위치에 고개만 끄덕였다.
장경각에는 현재 3명의 실무진이 일하고 있다. 영업을 맡은 김윤성 부장, 책을 만드는 장선재 편집자, 관리를 맡고 있는 서연정씨가 그들이다. 이들 모두 장경각에서 일을 한지 10년이 넘었다.
“저희가 일한지도 꽤 됐지만 원택 스님 혼자 출판 일을 10여년 넘게 하셨답니다. 스님이 대단하시지요.”
요즘 이들은 2012년 성철 스님 탄신 100주년 때문에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기념 선서(禪書)’를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원택 스님도 마찬가지여서 요즘은 백련암에서 원고를 쓰느라 바쁘다고 한다. 과연 장경각은 성철 스님과 무슨 관계가 있기에.
‘장경각’이라는 이름은 법보종찰 해인사 장경각에서 그 이름을 따왔다. 원택 스님이 1985년 해인사 백련암에 주석하고 있던 성철 스님의 시자를 맡고 있을 때 설립했는데, 이에 대해서는 원택 스님이 직접 설명했다.
“성철 스님께서는 늘 돈오돈수(頓悟頓修)를 주장하셨어요. 지금도 그렇지만 우리 학계에는 돈오점수(頓悟漸修)에 대한 연구가 훨씬 더 활발했지요. 그래서 성철 스님께서 돈오돈수의 근거를 알 수 있는 고불고조(古佛古祖)의 어록을 엮어 책을 내자는 뜻을 펼치셨습니다.”
그렇게 처음 만들어진 책이 <선문정로(禪門正路)>다.
장경각은 그 시작이 성철 스님의 의지에서부터 비롯됐다. 그렇다고 성철 스님 스스로의 책만을 출판한 것은 아니다. 성철 스님의 의지는 부처님의 바른 법을 전해 불자들이 견성할 수 있도록 이끄는데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1993년부터 만들어진 시리즈가 <선림고경총서(禪林古經叢書)>다. 선종의 바른 사상을 확립하는데 근본이 되는 선사들의 어록과 저서를 번역해서 보급하자는 취지에서였다. 이 총서에는 당시 최초로 번역된 <벽암록>도 들어있다.
장경각 서적들을 쭉 훑다 보니 ‘너무 어려운 것이 아닌가’ 싶다. 불교학에 관심이 큰 사람들이 아니라면 감히 접근할 수 있을까. 그래서 요즘 장경각이 좀 달라졌다.
“선사들의 가르침을 담은 책들이라 일정부분 어렵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저희가 시대에 맞게 재편하는 작업은 해야겠지요.”
그런 노력 속에서 펴내고 있는 ‘성철스님 탄신 100주년 기념 선서’ 제1권은 <본지풍광(本地風光)>이라는 한자어 대신 <무엇이 너의 본래면목이냐>는 한글 제목을 달고 나왔다. 이는 앞으로 계속 발간될 선서 20권 전권이 이렇게 좀 더 말랑한 한글 제목으로 나올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선문정로>도 <옛 거울을 부수고 오너라>는 한결 쉬운 제목으로 다시 태어났다.
번역과 편재도 바뀌었다. 표지디자인이 산뜻해진 것은 물론이다. 성철 스님은 선을 바로 알리고자 했다면 원택 스님은 독자들이 선을 쉽게 받아들이도록 하는데 원력을 두고 있는 셈이다.
요즘 장경각에서는 성철 스님 기념사업에서 한 발 떨어진 간행물도 준비 중이다. 틱낫한 스님이 부처의 일대기를 조명한 <소설 붓다>가 올해 안에 장경각을 통해 출간될 예정이다. 틱낫한 스님의 <금강경>, <반야심경>에 이어 좋은 반응이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신간이다.
“불자들이 불서를 안 읽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틱낫한 스님의 글처럼 좋은 반응을 얻는 불서가 없는 것도 아니지요. 이는 우리가 읽을만한 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반증일 것입니다. 20~30대 젊은 층, 대학생들이 호감 있게 읽을 책을 만들어 내는 것, 그것이 우리의 숙제입니다.”
장경각을 방문하면서 ‘선종’ ‘성철’이라는 키워드가 장경각을 가두고 있는 것이 아닐까 했는데 오히려 장경각이 시대가 바뀌어도 이 키워드를 지켜내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선을 알리면서 세상을 향해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 역할이라도 하고 싶은 의지, 그것을 장경각은 전해주었다.
현대불교 김강진 기자 | kangkang@buddhapia.com
2008-03-07 오후 4:09:00
[불서를 만드는 사람들] 장경각
때 아닌 봄눈이 내린 3월 4일 서울 종로에 위치한 도서출판 장경각(대표 원택)을 찾았다. 서울 한복판에서 ‘장경각’이라는 이름이 과연 어울릴까 싶었으나 조계사 앞마당이 훤히 보이는 이곳의 위치에 고개만 끄덕였다.
장경각에는 현재 3명의 실무진이 일하고 있다. 영업을 맡은 김윤성 부장, 책을 만드는 장선재 편집자, 관리를 맡고 있는 서연정씨가 그들이다. 이들 모두 장경각에서 일을 한지 10년이 넘었다.
“저희가 일한지도 꽤 됐지만 원택 스님 혼자 출판 일을 10여년 넘게 하셨답니다. 스님이 대단하시지요.”
요즘 이들은 2012년 성철 스님 탄신 100주년 때문에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기념 선서(禪書)’를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원택 스님도 마찬가지여서 요즘은 백련암에서 원고를 쓰느라 바쁘다고 한다. 과연 장경각은 성철 스님과 무슨 관계가 있기에.
‘장경각’이라는 이름은 법보종찰 해인사 장경각에서 그 이름을 따왔다. 원택 스님이 1985년 해인사 백련암에 주석하고 있던 성철 스님의 시자를 맡고 있을 때 설립했는데, 이에 대해서는 원택 스님이 직접 설명했다.
“성철 스님께서는 늘 돈오돈수(頓悟頓修)를 주장하셨어요. 지금도 그렇지만 우리 학계에는 돈오점수(頓悟漸修)에 대한 연구가 훨씬 더 활발했지요. 그래서 성철 스님께서 돈오돈수의 근거를 알 수 있는 고불고조(古佛古祖)의 어록을 엮어 책을 내자는 뜻을 펼치셨습니다.”
그렇게 처음 만들어진 책이 <선문정로(禪門正路)>다.
장경각은 그 시작이 성철 스님의 의지에서부터 비롯됐다. 그렇다고 성철 스님 스스로의 책만을 출판한 것은 아니다. 성철 스님의 의지는 부처님의 바른 법을 전해 불자들이 견성할 수 있도록 이끄는데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1993년부터 만들어진 시리즈가 <선림고경총서(禪林古經叢書)>다. 선종의 바른 사상을 확립하는데 근본이 되는 선사들의 어록과 저서를 번역해서 보급하자는 취지에서였다. 이 총서에는 당시 최초로 번역된 <벽암록>도 들어있다.
장경각 서적들을 쭉 훑다 보니 ‘너무 어려운 것이 아닌가’ 싶다. 불교학에 관심이 큰 사람들이 아니라면 감히 접근할 수 있을까. 그래서 요즘 장경각이 좀 달라졌다.
“선사들의 가르침을 담은 책들이라 일정부분 어렵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저희가 시대에 맞게 재편하는 작업은 해야겠지요.”
그런 노력 속에서 펴내고 있는 ‘성철스님 탄신 100주년 기념 선서’ 제1권은 <본지풍광(本地風光)>이라는 한자어 대신 <무엇이 너의 본래면목이냐>는 한글 제목을 달고 나왔다. 이는 앞으로 계속 발간될 선서 20권 전권이 이렇게 좀 더 말랑한 한글 제목으로 나올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선문정로>도 <옛 거울을 부수고 오너라>는 한결 쉬운 제목으로 다시 태어났다.
번역과 편재도 바뀌었다. 표지디자인이 산뜻해진 것은 물론이다. 성철 스님은 선을 바로 알리고자 했다면 원택 스님은 독자들이 선을 쉽게 받아들이도록 하는데 원력을 두고 있는 셈이다.
요즘 장경각에서는 성철 스님 기념사업에서 한 발 떨어진 간행물도 준비 중이다. 틱낫한 스님이 부처의 일대기를 조명한 <소설 붓다>가 올해 안에 장경각을 통해 출간될 예정이다. 틱낫한 스님의 <금강경>, <반야심경>에 이어 좋은 반응이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신간이다.
“불자들이 불서를 안 읽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틱낫한 스님의 글처럼 좋은 반응을 얻는 불서가 없는 것도 아니지요. 이는 우리가 읽을만한 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반증일 것입니다. 20~30대 젊은 층, 대학생들이 호감 있게 읽을 책을 만들어 내는 것, 그것이 우리의 숙제입니다.”
장경각을 방문하면서 ‘선종’ ‘성철’이라는 키워드가 장경각을 가두고 있는 것이 아닐까 했는데 오히려 장경각이 시대가 바뀌어도 이 키워드를 지켜내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선을 알리면서 세상을 향해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 역할이라도 하고 싶은 의지, 그것을 장경각은 전해주었다.
현대불교 김강진 기자 | kangkang@buddhapia.com
2008-03-07 오후 4: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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