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보신문]“성철 스님은 포용과 통섭 갖춘 자비스런 종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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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1-05-18 16:45 조회17,452회 댓글0건본문
(재)백련불교문화재단(이사장 원택 스님)은 5월26일 오후 1시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국제회의장에서 ‘퇴옹성철과 현대 한국불교’ 제2차 학술포럼을 개최한다.
성철(1912~1993) 스님의 탄신 100주년을 맞아 ‘퇴옹성철의 100년과 한국불교의 100년’이란 대주제 아래 3년간 진행되고 있는 가운에 이날 학술포럼에선 3명의 발제자들이 1960년대까지의 불교 역사 속에서 성철 스님의 삶과 사상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김경집 진각대 교수는 ‘근대 한국불교의 선풍과 퇴옹성철의 수행’이란 발제를 통해 조선시대 선불교를 부흥시킨 경허 스님을 비롯해 많은 선사들의 수행 풍토 속에서 성철 스님의 선수행이 다른 스님들과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는지에 대해 고찰한다. 나아가 장좌불와(長坐不臥) 와 동구불출(洞口不出) 등 전설적인 수행 이력이 어떤 맥락에서 이뤄지고 후대에 영향을 주었는지에 대해서도 규명한다.
김 교수는 성철 스님의 수행이 우리 시대에 주목 받는 것은 지금까지 관습적으로 행해온 수행관의 전환이라고 높이 평가한다. 김 교수에 따르면 성철 스님은 불교가 인간에게 존재하는 불성을 찾는 종교임을 강조했고, 이를 토대로 생명에 대한 무한한 자비로 이어졌다. 또 이런 인식을 갖고 있었기에 다른 종교 역시 인간 존재의 가치추구에 필요한 부분이 있음을 인정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것은 다종교 사회를 형성한 한국사회에 있어 인간존중의 인식은 불교만이 아닌 모든 종교에 있음을 강조해 보편적 진리의 세계관을 정립하려고 했던 사상”이라며 “중도적 인식을 바탕으로 깨달음에 대한 이해가 정립된 다음 다른 종교를 이해할 때 오히려 한국불교의 가치가 부각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제시된 방안”임을 밝힐 예정이다.
조명제 신라대 교수는 ‘해인총림 설치와 운영의 불교사적 의미’란 발제에서 해방과 전쟁, 비구와 대처 사이의 분쟁 등 대립과 갈등의 근대사 속에서 해인총림의 설립과 운영의 역사적인 의미를 조망한다. 이같은 해인총림의 설치와 운영에는 1950년대 비구와 대처 사이의 대립과 1960년대 통합종단의 출범 등이 맞물려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교단의 파탄과 함께 체계적인 승려 교육은 교단 차원의 큰 과제였다.
조 교수는 당시 조계종이 해인총림을 통해 현대화된 승려 교육체계로 수립하고자 하는 방향을 비롯해 종학원과 승가대학의 설립 계획을 분석한다. 이어 그는 “해인총림은 50년대 이후 계속된 불교 분규를 겪은 후에 조계종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방향이자 내적 기반을 마련하고자 하는 교단 내부의 자구책이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1954년 이후 이승만 정권이 잇따라 유시를 발표한 배경에는 불교를 위해서가 아닌 정치적인 이용이 짙게 깔려 있으며, 당시 불교인들은 그것을 전혀 인식하지 못했던 것은 물론 시대적인 안목도 갖추고 있지 못했음을 통렬하게 비판한다. 또 대처 문제를 왜색이라는 덧칠로 재단하는 것도 문제지만 파계라는 관점에서만 바라보는 것도 큰 병폐임을 지적한다.
차차석 동방대학원대 ‘대립과 갈등의 근대사와 중도법문의 의의’란 발제를 통해 해방과 전쟁, 비구와 대처 사이의 분쟁 등 근대사 속에서 성철 스님이 던진 중도법문의 의미를 고찰한다. 중도법문은 성철 스님이 1967년 해인사 초대방장으로 취임한 동안거에서 설법한 백일간의 법문을 일컫는다. 차 교수는 성철 스님이 천태의 쌍차쌍조론(雙遮雙照論)을 중도의 핵심사상으로 보고 있다고 규정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갈등과 모순, 대립과 투쟁으로 점철된 현실을 통섭 내지 원융시키고자 했으며, 그것은 극단적인 흑백논리를 초월해 모든 것을 포용하고 화해시키고자 했던 일종의 구원론이었다고 평가한다. 차 교수는 특히 “포용과 통섭을 통해 시대가 요구하는 불교로의 변모를 획책했다는 점에서 매우 자비스러운 종교인이 아닐 수 없다”며 “중도는 적당한 절충이 아니라 부정과 비판을 통한 재도약과 갱생을 지향했던 것”이란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 3월24일 제1차 학술포럼을 개최했던 백련불교문화재단은 이날 2차 학술포럼에 이어 9월23일에는 ‘현대 한국 사회와 퇴옹성철’을 주제로 제3차 학술포럼을 개최할 계획이다. 02)2198-5100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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