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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1-04-25 18:27 조회17,07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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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현 / “평생의 은인, 성철스님”

 
 
도대현 / 미국소아청소년과의원 원장
 
 
조계종 전 종정 성철스님을 만나 뵙고 스님의 선사상을 공부한 것이 내게는 최고의 신행이었다. 필자가 미국 일리노이대학에서 소아과 전문의과정을 공부하던 1974년 어느 날, 우연히 성철스님에게서 <윤회를 암시하는 20가지 사례>라는 책을 보내달라는 편지를 받았던 것이 불교와의 첫 인연이었다. 이를 계기로 하여 불교를 체계적으로 공부하게 되었다. 5년 후 귀국해 스님을 진찰하게 되었을 때 비범한 도인임을 직감했다.
 
스님을 만나면서 불교적인 생활인으로 거듭나게 됐다. 스님의 권유로 3000배를 1년에 4번씩 하다가, 1만배에 도전했다. 아울러 참선반을 조직하여 해인사 백련암에서 토요철야참선법회를 이끌며 참선의 생활화를 위해 노력했다. 주말에는 12시간 이상 앉아 정진하기도 했고, 평일에는 소아과 진료를 마친 후 6시간 정도 좌선을 했다. 무엇보다 아비라기도를 처음 시도했을 때, 세 번이나 혼절하는 역경을 딛고 그 이듬해에는 무상삼매, 즉 색즉시공 공즉시색을 경험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어떤 수행보다 <성철선사상>이라는 책을 저술한 것이 참다운 나의 신행이라고 본다.
 
 
스님 권유로 참선하며 불교 입문
 
견성으로 영원한 행복 성취 ‘발원’
 
 
성철선사상의 핵심은 돈오돈수와 중도에 있다. 돈오돈수란 깨침도 단박에 깨치고 닦음도 단박에 마쳐진다는 뜻으로, 수행기간이 짧든 길든 일단 한번 깨치면 더 이상 점수수행이 필요 없게 되는 완전한 견성을 가리킨다. 부처경지에 드는 구경각을 말한다. 또한 견성이란 중도를 깨치는 것으로, 깨치면 중도정견에 서게 된다. 돈오점수나 분파분증과 같은 미숙한 깨달음은 중도와 양립할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에, 성철스님은 중도를 특히 강조했다.
 
우리가 사는 현실세계는 상대적인 모순으로 이뤄져 있다. 평화의 세계를 이루려면 깨쳐서 ‘있다 없다’, ‘너다 나다’라는 마음의 양변을 버려야 한다. 버리면 양변이 서로 통하게 되는 참마음의 세계인 중도(中道)가 열린다. 수행하여 깨치게 되면 ‘4차원의 걸림 없는 세계’의 참모습을 체험할 수 있다. 성철스님은 부처님의 ‘중도’ 대선언을 불교의 출발점으로 보고, 부파불교를 제외한 모든 불교사상은 중도를 근본으로 하고 있다고 간주했다. 스님은 불교사상사에서 처음으로 중도를 축으로 하여 ‘대승과 소승’ 그리고 ‘선종과 교종’을 하나로 회통시켰다.
 
성철스님은 돈오돈수해서 중도, 연기를 알 수 있게 되는, 즉 견성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은 간화선 화두참선이라 역설했다. 간화선의 화두는 구경각을 이룬 사람만이 알 수 있기 때문에 간화선의 화두타파는 점수법을 극복할 수 있는 수행법이다. 성철스님이 돈오점수를 비판한 이유는 구경각인 돈오 대신 지해(知解)인 해오(解悟)로 견성했다고 할 수 있는 잘못된 수행이론이기 때문이다.
 
스님이 우리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간화선 화두참선수행을 통해 오매일여, 즉 자나 깨나 화두가 성성한 단계를 넘어선 무념무심이 되어야 화두를 모두 알 수 있게 되어 돈오돈수해서 견성 할 수 있고, 중도정견에 설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깨침의 여부는 사람의 근기와 상관없이 수행 노력여하에 달려 있으므로, 구경각을 이룰 때까지 무엇을 하든 자나 깨나 화두를 놓지 않고 살아가면, 누구든지 가까운 미래에 깨칠 수 있다는 것이다.
 
부처님과 성철스님의 가르침이 어려워 보이지만 사실은 우리와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 우리의 탐진치, 곧 욕망으로 일어난 고통과 번뇌를 없애는 길은 수행을 통해 중도를 깨쳐 견성하는 것이다. 견성은 영원한 자유와 행복을 성취하는 열쇠다. 평생의 은인, 성철스님에게서 배운 지혜를 바탕으로 오늘도 열심히 정진하겠다는 서원을 세운다.
 
 
[불교신문 2714호/ 4월23일자]
2011-04-22 오후 3:17:15 /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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