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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스님 추모 기사]
북녘동포를 위한 참회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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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정배  /  1997 년 9 월 [통권 제7호]  /     /  작성일20-05-06 08:36  /   조회7,629회  /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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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 대선사 열반 4주기 추모 칠일칠야 참회법회 / 남을 위해 기도합시다

 

목정배 / 동국대 불교학과 교수. 성철선사상연구원장

 

민족은 하나이다. 그 핏줄이 하나이기에 핏줄이 순수하다는 것은 그 민족의 자랑이다. 핏줄의 엇섞임은 혼혈이라 하고 핏줄이 하나라고 할 때는 단일민족임을 증명하게 된다. 피가 하나일 때, 여기에는 조건이 있다. 언어가 동일하고 의식주가 한결같다. 혼혈은 언어의 차이와 생활습속의 차이가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우리 민족은 언어구조나 생활문화가 거의 상사(相似)한 조건을 갖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 민족은 단일민족임에 틀림없다. 그리하여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서 순일하고 무구하게 살아온 배달겨레임에 틀림없다.

 

 

열반 3주기에 참석한 불자들

 

 

그러나 지금은 어떠한가. 남북이 분단된 지 반세기를 넘어섰다. 남한․북한으로 양분되어 국가, 정치, 경제, 문화가 이질화되고 더욱이 북한 고려연방제 통일이라는 숙원적 명제를 가지고 남침적화를 획책하고 있다. 남한은 고도의 정치술을 발휘하는 4자회담으로 평화적 통일을 모색하고 있다. 이 모두가 강 건너의 불길을 보는 듯 소진할 능력이 없다. 이러한 대치의 상황이 언제까지 치달을지 누구도 안심할 수 없다. 급기야 북한은 수삼년 전부터 홍수와 가뭄으로 식량 부족이 극에 다달아, 북한 사람들은 기아에 헤매고 있으며 아사로 죽어가는 어린이가 얼마나 되는지 아무도 모른다.

 

이념과 체제가 완연히 다르다. 북한의 치자(治者)들은 주체사상을 내세운 공산주의자이고 언제나 이쪽을 적화하려는 전쟁의식이 고조된 인민이다. 그러나 넓은 의미로 보면, 그들도 한 생명임에 틀림없다. 이웃한 생명, 한 핏줄인 북한 인민의 목숨이 볼모로 잡혀 있다. 이념과 사상에 옥죄어 뇌졸처럼 모진 목숨을 이어가고 있다.

 

일찍이 성철 큰스님은 초파일 법문으로 불교인이 기독교인의 찬송가를 불러야 하고 기독교인이 불교의 염불을 외울 수 있어야 한다고 하셨다. 여기에 중요하고 깊은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불가해하고 하나가 되기 어려운 것이 종교이다. 그런데 종교가 하나 아닌 하나이게끔 이해하는 품도를 가져야 한다고 큰스님이 법문을 내리신 것은 한 해결의 방법이 아닌가 한다.

 

민족은 국가에 앞선다는 새로운 의식이 싹터야 할 것이다. 치자(治者)의 입장에서 자기의 정치이념과 정권 창출의 주장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이념과 주장은 심원한 민족의 슬기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는 지금까지 분단의 입장에서 제 위치에서만 살아온 것이다. 한 번도 대아적(大我的)․대승적(大乘的) 입장에서 민족을 걱정하고 염려한 적이 있었던가! 이제 북한 인민도 주체사상의 사슬에서 벗어나는 의식을 창의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남한의 국민도 안일한 생활에서 한민족을 생각하는 의식을 길러내어야 할 것이다.

 

 

북한 어린이 / 어디로 향하는 눈길인가.

 

 

여기에 우리가 침회하는 보람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참회는 보람이 아니다. 참회는 한없는 뉘우침이다. 자기의 삶에 대한 뉘우침이 있어야 하고 겨레와 역사에 대한 뉘우침이 있어야 한다. 이 목숨에서 핏기둥이 되어 불꽃이 타오르는 듯한 참회가 있어야 한다.

 

성철 큰스님께서 “남을 위해 기도하라”고 하신 말씀을 곱씹어 보아야 한다. 보통 사람이 기도하는 것은 자기를 앞세워 기도하거나 자기 가까운 사람을 위하여 기도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기도는 항상 작위적 행위이고 그 속에 참회가 있다 하더라도 자기와 관련되는 참회를 하는 것이 쉽상이다. 그러면 그 기도와 참회가 진정 남을 위한 것인가라고 반문해 보면 좋을 것이다. 백 번 자기만을 위한 기도를 하여 왔다면 성철 큰스님의 뜻과는 천리현격(天理懸隔)이 아닌가. 우리는 민족이 하나되는 기도를 하여야 하고 민족의 업장을 해원(解寃)하는 참회를 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가 반세기 이상이나 분단의 역사로서 민족이 이산되고 분단된 것은 일제 치하, 제2차대전 종전, 6․25 등의 대 업난(業難)에 책임지울 수도 있다. 그러나 민족이 깨어 있는 심안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러한 업난을 초래할 수 있었겠는가.

 

우리는 본원적이고 민족심원(民族心源)이 되살아나게 할 수 있는 참회를 하여야 한다. 민족이 겨레의 장래와 나라의 갈 길을 똑 바르게 정좌할 수 있는 역사의식으로 돌아오게 기도하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참회와 기도가 불교인으로 참답게 환원된다면 큰스님의 법문이 허망할 것이 아니라 참다운 실상으로 증명될 것이다.

이 기도의 공덕으로 북한을 도웁고 한 북한 인민이 참인간의 삶으로 바르게 생각할 수 있는 참회가 우리들의 몫이 아닌가라고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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