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책소개
『영원한 자유』은 성철 스님의 법문집이다. 화두참구를 마음속으로 계속하면서 법문을 들어야만 자성을 바로 깨칠 수 있습니다. 그저 말만 따라가서는 절대로 불법을 바로 알 수 없으며 자성을 바로 깨칠 수 없습니다. 화두참구를 부지런히 하면서 이 법문을 잘 들어주길 바랍니다.저자소개
성철성철 스님은 1936년 해인사로 출가하여 1947년 문경 봉암사에서 ‘부처님 법대로 살자’는 기치를 내걸고 현대 한국불교의 기틀을 마련한 ‘봉암사 결사’를 주도하였다. 제방 선원에서 정진하다 1955년 대구 팔공산 성전암으로 들어가 10여 년 동안 절문 밖을 나서지 않았는데 세상에서는 ‘10년 동구불출(洞口不出)’의 수행으로 칭송하였다. 1967년 해인총림 초대 방장으로 취임해 한국불교 최고의 설법으로 꼽히는 ‘백일법문’을 하였다. 1981년 1월 대한불교조계종 종정에 추대되어 “산은 산, 물은 물”이라는 법어를 내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평생을 철저한 수행으로 일관했던 성철 스님은 1993년 11월 4일 해인사 퇴설당에서 열반에 들었다.
목차
머리말/가야산에 법석(法席)을펴며
제1편 종교란 무엇인가
1장 종교의 목표
1. 영원한 행복…………………15
2. 록펠러………………………20
3. 맹상군………………………21
4. 진시황………………………22
2장 천당과 극락
1. 천당설………………………27
2. 절대적인 믿음……………29
3. 과학자 대회………………31
4. 천주교의 교리문답…………33
5. 기독교 무신론………………35
6. 극락설………………………41
7. 일승법………………………46
제2편 중도의 세계
1장 불생불멸(不生不滅)의 세계
1. 불생불멸과 등가원리………51
2. 색공의 세계………………59
3. 삼천대천세계………………71
4. 물심불이(物心不二)의 세계…73
5. 질문과 답…………………76
2장 중도의 원리
1. 초전법륜……………………82
2. 대승불교 운동………………87
3. 중용과 변증법………………91
제3편 영혼과 윤회
1장 영혼은 있다
1. 불교의 제8식……………… 97
2. 근사(近死)경험…………… 99
3. 영혼사진………………… 104
4. 영혼의 물질화…………… 111
5. 사자(死者)의 서(書)………114
2장 윤회는 있다
1. 전생기억……………………117
2. 차시환생(借屍還生)………133
3. 연령역행……………………135
4. 전생투시(前生透視)………144
제4편 영원한 자유
1장 오매일여
1. 영겁불망(永劫不忘)………155
2. 대혜선사…………………160
3. 태고스님…………………165
4. 불등수순 선사……………167
2장 자유로 가는 길
1. 큰 신심……………………171
2. 큰 의심……………………173
3. 세 가지 장애………………184
3장 신심(信心)이 성지(聖地)다
1. 관음보살과 문수보살……189
2. 농산행……………………197
제5편 영원한 자유인
1. 선로(宣老)스님……………205
2. 원관(圓觀)스님……………207
3. 불도징(佛圖澄)스님………211
4. 지자(智者)스님……………2...(하략)
책속으로
머리말
가야산에 법석(法席)을 펴며이처럼 무더운 삼복더위에도 불구하고 여러분들이 이 먼 곳을 찾아와서 이러한 수련법회를 가지는 목적은 다름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불교를 올바로 이해하고 또 바르게 실천할 수 있을까 하는 데에 있을 것입니다.
내가 늘 강조하는 말이지만, 불법(佛法)은 ‘영원한 생명과 무한한 능력’을 가진 우리들 자성(自性)을 깨치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지 말과 문자의 이해와 터득에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지금 이렇게 학생들을 모아놓고 말과 문자로써 불교를 설명하는 까닭은, 비록 말과 문자를 아는 것만으로 바른 불법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 하여도, 불법을 알리려면 먼저 그 말과 문자를 가지고 설명하는 단계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불법 그 자체는 결코 말과 문자에 매이지 아니한 것이나, 다만 말과 문자를 빌려 어떠한 방법으로 어떻게 하여야 자성을 깨칠 수 있는지를 설명할 뿐인 것으로서, 지금 설법하고 있는 이 말과 문자가 실지의 불법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비유를 들어 말하면, 하늘에 있는 달을 보라고 할 때에 그냥 말로만 “달을 보라” 하면 사람들은 잘 보려고 하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그 말을 듣고 곧바로 달을 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달을 보라”고 말함과 동시에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켜 주면 많은 사람들이 좀더 쉽게 고개를 들어 달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대개의 사람들이 그럴 때에 손가락만 쳐다보고 달은 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 많은 사람들이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만 쳐다볼 뿐 영원토록 달은 보지 못하고 만다는 것입니다.
불법(佛法), 곧 부처님의 가르침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팔만사천 법문(法門)도 따지고 보면 모두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인 말과 문자를 좇느라고 그에 얽매이는 일이 없이 궁극의 목표인 저 달, 곧 불법을 바로 보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말로도 표현할 수 없고, 문자로도 나타낼 수 없는 불법(佛法)을 바로 알 수 있겠습니까? 그것은 ‘영원한 생명과 무한한 능력’을 가진 우리의 자성(自性)을 바로 깨침으로써 가능합니다. 그러면 또 그 자성은 어떻게 하여야만 바로 깨칠 수 있는가? 그것은 선정(禪定)을 닦음으로써 가능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으로 선정을 닦아야 하는가? 선정을 닦는 데는 화두참구(話頭參究)가 가장 빠른 길입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바로 성취하느냐 못 하느냐 하는 것은 화두참구를 잘하느냐 못하느냐 하는 것으로 귀결됩니다. 그러니 이 법문을 들을 때에도 화두를 잘 챙겨서 화두 가운데서 법문을 들어야 합니다. 화두를 내버리고 말만 들으면 이 법회를 하는 근본 뜻과는 완전히 어긋나게 됩니다.
지금 여기 모인 대중 가운데는 화두참구를 잘하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화두가 무엇인지도 모르거나 또 안다 하여도 마음에 간직하여 화두참구를 부지런히 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모두들 고생고생하며 이 무더운 날 부처님 앞에서 삼천 배(拜)를 했습니다. 그 고생이 헛되지 않도록 화두를 가지지 아니한 사람들을 위해서 화두를 말한 터이니 앞으로 열심히 참구해 봅시다.
어떤 것이 부처님입니까?
삼 서근이니라.
如何是佛
麻三斤
운문종(雲門宗)의 동산수초(洞山守初) 선사는 크게 깨친 대선지식이었습니다. 그에게 어떤 스님이 묻기를 “어떤 것이 부처님입니까?” 하니 수초 큰스님은 “삼 서근”이라고 대답하였습니다. 이 대답이 퍽이나 엉뚱하지 않습니까?
“부처님을 물었는데 어째서 삼 서근이라 하였는가?”
이것이 화두(話頭)입니다.
우리 대중은 이 법문을 들으면서 항상 마음속으로 ‘부처님을 물었는데 어째서 삼 서근이라 하였는가?’ 하며, 의심하고 의심해야 합니다. 이렇게 의심하는 것이 바로 화두참구하는 법입니다.
이 화두에서 큰스님이 ‘삼 서근’이라고 대답한 말씀은 말 자체에 그 뜻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깊숙한 곳에 그 뜻이 있습니다. 그것을 언외현지(言外玄旨)라 하니, 곧 말 밖에 깊은 뜻이 있다는 것입니다. 말 밖의 깊은 뜻, 곧 ‘삼 서근’이라고 대답한 그 근본 뜻을 바로 참구하여야만 불법(佛法)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삼 서근’이라고 한 이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지, 그러지 않고 이것을 그냥 놓아 둔 채로라면 아무리 팔만대장경을 다 외운다 하여도 그것은 외도(外道)가 될 뿐입니다.
이미 화두를 가진 사람은 그 화두를 참구하고, 화두를 미처 배우지 아니한 사람은 지금 일러준 이 ‘삼 서근’이라는 화두를 참구하도록 합시다. 그리하여 어느 때, 어느 곳에서든지, 이를테면 법문을 들을 때나 좌선을 할 때나 밖에 나가 돌아다닐 때나 또는 다른 사람과 말할 때나 늘 ‘부처님을 물었는데 어째서 삼 서근이라 했는가?’ 하고 의심하는 화두참구가 우리 생활의 생명선이 되어야 합니다. 화두참구를 마음속으로 계속하면서 법문을 들어야만 자성을 바로 깨칠 수 있습니다. 그저 말만 따라가서는 절대로 불법을 바로 알 수 없으며 자성을 바로 깨칠 수 없습니다.
화두참구를 부지런히 하면서 이 법문을 잘 들어주길 바랍니다.
“부처님을 물었는데 어째서 삼 서근이라 하였는가?”
“부처님을 물었는데 어째서 삼 서근이라 하였는가?”
“부처님을 물었는데 어째서 삼 서근이라 하였는가?”
불기 2512년(1968년) 8월
해인사 대적광전
방장 퇴옹 성철